"코로나 탓에 우울" 광주 청소년에게 번진 '코로나 블루'

광주에 코로나 확산되며 청소년들,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무기력증 호소
광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하루 평균 100여 건 상담 문의

(사진=자료사진)
광주수피아여자고등학교에 다니는 고등학교 3학년 송지연(18)양은 코로나19로 인해 준비하던 입시 계획이 모두 엉클어지면서 무기력증을 호소하고 있다. 입시 일정이 큰 차질을 빚은 데다 동아리와 봉사활동 등 교내 활동이 모두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송양은 "코로나로 입시 일정은 엉키고 또 언제 일정이 변경될지 모른다는 고민에 우울감까지 느껴진다'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입시를 잘 치를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광주에 사는 고등학생 김모(17)군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쩍 우울감을 느끼고 있다. 성격이 활발해 친구들 사이에서는 '인싸'(인사이더)로 통하는 김군이었지만 최근 학교 수업이 원격수업으로 전환되는 등 코로나로 인해 일상이 깨지면서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감정 기복까지 더해지면서 부모와 다투는 일도 잦아졌다. 결국 김군은 상담을 받기 위해 광주의 한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찾았다.

광주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사진=김한영 기자)
이처럼 최근 광주에서 잇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의 청소년들이 코로나 블루(corona blue)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corona)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기는 우울감 등을 뜻한다.


실제로 최근 광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는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하루 평균 100여 건의 상담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광주시 자치구별로 마련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도 청소년들의 상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상담 내용을 살펴보면 우울감과 무기력증 등을 호소하는 정신 건강 관련 상담이 가장 많았고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 인터넷 사용, 학업 및 진로, 대인관계 등이 많았다. 광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방식이 아닌 전화나 모바일, 사이버 상담 등의 비대면 서비스를 통해 위기 청소년 사례를 관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족들이 함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부부와 자녀 사이의 갈등이 늘어나는 등 대인관계 상담이 지난 2019년보다 증가했다는 게 청소년상담복지센터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국적으로도 코로나 블루에 빠진 청소년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발표한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에 접수된 상담 건수를 살펴보면 2019년과 비교할 때 '가족' 영역이 59.1%, 불안이나 우울 등 '정신건강' 영역이 44.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우울, 불안, 무기력, 스트레스 등을 호소하는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청소년들의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심리적 안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광주남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이영선 청소년상담사는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아이를 계속해서 혼자 놔두면 컴퓨터 등에만 몰두하는 등 부정적인 환경에 노출되기 쉽다"며 "적절한 심리 상담과 함께 취미생활을 장려하는 등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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