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경 선회한 北, 해법 놓고 '백가쟁명'

특사 파견, 판문점 선언 국회비준, 전단금지법 등 대안으로 거론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 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손을 잡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대남 비판 수위를 높이며 군사행동까지 암시하면서 6.15선언 20주년을 맞은 시점에 되레 한반도 정세가 긴박하고 돌아가고 있다.

북한은 대북 전단을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웠지만 지난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이후 유엔(UN) 대북 제재 강화, 남북 경협 등 교류 답보상태 등에 대한 쌓인 불만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위기 상황이 겹쳐 남한과의 관계 단절까지 언급하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과감한 정책 전환이 결실을 맺지 못하면서 북한 내 분출되고 있는 불만을 남한에 돌리면서 미국을 압박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올 11월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남북 관계가 더 파국으로 치닫기 전에 무언가 액션을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일단 대북 특사를 파견해 급한 불을 끄자는 제안이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정부가 요청한다면 대북특사단의 일원으로 갈 용의가 있다"면서 "현재 북한의 태도로 볼 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외교라인과 대북라인을 총동원해서 우리 측 평양특사 파견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의 기조는 진정성 있게 유지하되, 도발과 적대행위는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대통령이 보여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대남 무력시위를 공식화하는 등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14일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박지원 단국대 석좌교수도 14일과 15일 페이스북에 잇따라 글을 올리고 "하루 사이에 북한에선 장금철 통전부장 담화,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담화, 다시 김여정 제1부부장 개인 담화로 이어졌다. 공동연락사무소는 파괴할 것이고 군부 도발 가능성도 높다"면서 "차분한 대응으로 외교라인을 작동, 특사 파견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특히 "경제는 무너져도 살릴 수 있다. 남북관계는 한번 무너지면 다 죽는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이 핵 병진 노선에서 경제 중심 노선으로 궤도를 수정했지만, 미국과 남한의 적극적인 행동이 없어 북한이 강경하게 나오고 있다는 관측을 전제로 남한이라도 독자적인 대책을 내놔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KBS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UN 안보리에서 10개가 넘는 제재가 가해지고 있다"면서 "UN 70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라고 이야기하는데 그것보다 더 플러스 알파된 제재인 2397호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어떤 인도적 지원조차도 제대로 안 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계속 북을 비핵화의 길로 유도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4.27 판문점 선언 등에 대한 국회 비준을 통한 신뢰 회복이 급선무라고 전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실존적 위협'을 느끼고 있는 북한이 군사적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한 후 "정부 여당이 적극적으로 원 구성을 해 전단살포금지법을 가장 먼저 만들겠다고 움직여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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