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을 관리해오던 손모 소장(60세)이 6일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쉼터를 마련해준 명성교회 측도 안타까움을 표했다.
명성교회 김모 장로는 7일 CBS와 인터뷰에서 손 소장의 죽음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며, “(정의기억연대를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공식 확인 전 까지는 왈가왈부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로는 이어 “명성교회는 쉼터를 마련한 뒤에도 3-4차례 시설 보수를 해드렸고,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을 통해 매달 150만원 씩 지원해오다가 2019년 1월 김복동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는 교회 글로벌디아코니아를 통해 매달 100만원씩 후원해 왔다.”고 덧붙였다.
김 장로의 말대로 서울 마포구 위안부 피해자 쉼터는 명성교회와 인연이 깊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주거 안정과 복지에 힘썼던 손 모 소장은 지난 15년 동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동고동락을 해왔다. 2012년 명성교회에서 쉼터를 마련해 준 뒤에서야 안정적인 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
손 소장이 관리해온 서울 마포구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은 지난 2012년 10월, 당시 한국교회희망봉사단 대표회장이던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가 16억 여 원을 지원해 마련됐다.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는 2012년 1월 신년 감사예배에서 “우리 교회가 하나님의 은혜를 받았기 때문에 사회에서 가장 고통당하는 분들을 우리가 여생을 편히 보낼 수 있는 집을 구해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예배에 참석했던 길원옥 할머니는 “교회에서 정말 어려울 때 집을 마련해 주셨으니 뭐라고 할 말 있겠어요.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고, 고 김복동 할머니는 “교회에서 보금자리를 만들어주니까 하나님의 은혜고, 대단히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이다.”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대지 315제곱미터 면적에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이뤄진 단독주택을 구입했고, 엘리베이터 설치 등 리모델링을 통해 할머니들이 불편함 없이 지내도록 도왔다.
손 소장과 함께 이 일을 추진했던 당시 한국교회희망봉사단 사무총장 김종생 목사는 손 소장의 갑작스런 죽음에 선뜻 말을 잇지 못했다.
김종생 목사는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손 소장은 사적으로 이득을 취할 사람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김 목사는 “손 소장은 할머니들을 위해 논문도 쓰고 할 정도로 삶으로 더 가까이 있었던 사람이다.”며, “손 소장은 친할머니 모시듯 참 가까이에서 마음을 다해 할머니들을 섬겼던 사람”이라고 추모했다.
김종생 목사는 다음 주 손 소장을 만나기로 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김 목사는 “지난 주 많이 힘든 것 같아 전화했더니 많이 힘들다고 했다.”며, “손 소장이 가톨릭 신자여서 믿음으로 잘 극복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일 지나서 고기 사서 길원옥 할머니 찾아뵙겠다.”고 했는데 “이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고 애도했다.
한편, 경찰은 6일 오후 10시 35분쯤 손 소장이 사는 아파트 4층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 화장실에 숨져 있는 손 소장을 발견했다.
경찰은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 등이 없어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손 소장의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손 소장은 최근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힘들다는 얘기를 주변에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