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 인해 신청 과정에서 상당한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돼 '사회적 거리두기'와 병행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정부는 지난 3일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자 선정기준 원칙으로 신청 가구원에 부과된 올해 3월 기준 본인부담 건강보험료 합산액을 삼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재난지원금 신청 일정 및 방법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일부 지자체가 지원하기 시작한 긴급생활비 신청 방식 등을 고려하면 인터넷이나 읍·면·동 단위 주민센터 등을 통해 신청하거나, 일부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해 방문 접수 등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인터넷 접수가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을 중심으로 신청 장소에 대규모 인원이 몰리면 자칫 이를 통해 코로나19 전파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정부도 역시 관련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범정부TF 차원에서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다만 신청방법 등은 추후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서울시의 경우 지난달 30일부터 긴급생활비 신청을 받으면서 위와 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 현장접수에 앞서 인터넷 접수를 우선 시작하고, '마스크 5부제'를 본따 생년연도를 기준으로 '신청 5부제'를 실시 중이다.
다만 긴급재난지원금 기준을 놓고 장시간 공방이 펼쳐진 바람에 세간의 관심이 과열된데다, 소득 하위 70% 기준으로 국민 일부만 지원하면서 신청 과정에서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게다가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하면 직장가입자는 작년 소득,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는 재작년 소득이 기준이 되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득이 급변한 사례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그만큼 현장의 혼란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양성일 사회복지정책실장은 "최근 급격히 소득이 줄었지만, 건강보험료에 반영되지 않은 경우 관련 소득을 증빙해서 신청하면 반영해 판단하도록 보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즉 소득의 경계선 상에 있는 경우 자신이 현재 소득 수준을 증명해야 하기 위해 증빙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현장의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참여연대 정형준 사회복지위 부위원장은 "마스크 분배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만으로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예컨대 대기장소를 주민센터 밖에 두고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게 하거나 센터 측이 지원대상자에게 먼저 연락을 취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 국민에게 전면 지급하지 않고 기준을 정해놓고 나눠주기 때문에 갈등을 피할 수 없다"며 "소득 기준의 경계선 상에 있는 이들이 항의하거나 증빙 서류를 준비하는 방법을 문의하는 경우에는 장시간 많은 인원이 센터 안으로 들어오려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