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법조계에서는 '재판 일정'등을 감안할 때 쉽지 않다고 예상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사면설'은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지속된 얘기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 입길에 오르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28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직접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처가 필요하다'라고 여러차례 이야기했다"며 "하지만 이 정권이 (석방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날 이완구 전 국무총리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3년여 동안 고통 속에서 지내는 박 전 대통령 석방이 서둘러 이뤄지길 고대한다"고 했다. 유승민 새로운 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도 이른 시일 내에 사면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법조계에선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현재 진행중인 박 전 대통령 파기환송 재판의 선고기일이 언제잡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별사면을 받기 위해선 진행중인 재판이 마무리돼야 한다. 사면법에는 특사 및 감형 대상을 형이 선고돼 확정된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신년 특사 대상자를 선정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 누락에 대해 "형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재판이 오는 3월 전에 마무리 돼야 특사를 위한 조건이 만들어지는 상황이다.
국정농단 사건과 국정원 특활비 사건은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된 상태다. 그런데 이 두 건의 파기환송심이 최근 병합돼 이를 일종의 '시그널'로 보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사면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이미 대법원에서 유무죄를 판단해서 파기환송한 점과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불응하고 있어 별다른 심리가 필요 없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신속한 재판 진행도 가능할 것이라는 추론인 것이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의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중인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부장판사)는 오늘 결심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때 검찰과 박 전 대통령 측의 최후 의견을 듣고 다음 기일 때 선고를 내린다.
통상 선고기일까지는 한달 정도 걸리지만 2월에 법관 정기 인사가 예정돼 있어 선고가 조금 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음달 중에 선고가 이뤄지면 박 전 대통령이 특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어서 '사면설'이 전혀 근거 없는 허무맹랑한 주장은 아닌 상황이다.
법조계에선 박 전 대통령이 재상고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국정농단 및 특활비 사건 등에서 상소를 제기한 적이 없다. 고등법원에서 형을 높게 선고하더라도 박 전 대통령 측에선 사면을 위해선 재상고 하지 않는 편이 이득이 될 수 있다.
검찰이 재상고할지는 미지수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대로 선고가 날 경우 검찰로선 재상고를 강행할 명분이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여론의 압박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아무래도 형이 선고되자마자 특사로 나오는 걸 검찰이 용인할지 의문이 든다"고 설명하기도 헀다.
박 전 대통령이 특사 외에 형집행정지로 풀려날 가능성도 제기돼왔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형 집행으로 인해 현저히 건강을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을 염려가 있는 때, 연령 70세 이상인 때' 등에 한해 관련사건을 담당한 검찰의 지휘에 따라 선고받은 형 집행이 정지될 수 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지금보다 건강이 현저히 악화되지 않는한 형집행정지를 받을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과 9월 두 차례 형집행정지 신청을 냈으나 서울중앙지검 형집행정지심의위원회는 "형 집행으로 현저히 건강을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는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불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