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우리경제 세계 10위권…급격한 회복 쉽지 않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일 한은 본관 17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일 지난해보다는 올해 경제지표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큰 만큼, 소규모 국가들처럼 급반등이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이날 신년 다과회 행사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하면서 이같은 생각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는 진짜 좀 어려웠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그동안 대외여건이 나빠졌던 것을 첫번째로 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중 무역분쟁에서 개선조짐이 나타났고, 반도체도 일단 전문기관에 따르면 올해 중반경에는 반도체 가격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며 "때문에 금년은 내년보다는 성장률이라든가 물가상승률 이런 것이 지난해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본격적 회복'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세계 경제 흐름에 포함된 상황에서 급격한 경기회복 같은 건 쉽지 않지 않겠는가"라며 "조그만 소규모 국가의 경우 대외여건에 따라서 급반등도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경제 규모는 이미 세계 10위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큰 경제가 움직이기는 시간이 걸린다. 작년보다는 여러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경제 규모가 큰 만큼 급반등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여부에는 "아무래도 경기나 물가를 봤을 때 완화 기조가 맞을 것"이라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한편 이 총재는 전세계적 완화기조의 부작용도 언급했다. 그는 "지금까지 세계 주가가 많이 오른 것은 유동성 영향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며 "유동성은 다 어느 나라나 상당히 풍부하게 공급돼 있고, 거기에 따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2%가 달성됐을 것으로 보는지에 대해서는 "12월 움직임을 아마 다음주쯤 모니터링 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2.0%이든 1.9%이든,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2% 달성 여부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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