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연구에서 탈북민 기억 해석은 정치적 행위"

서강대서 16∼17일 '트랜스내셔널 북한' 학술회의

2000년대 이후 북한 연구에서 중요한 소재가 된 탈북 주민의 경험과 기억을 해석하는 것이 매우 정치적인 행위라는 주장이 나왔다.

조영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오는 16∼17일 서강대에서 열리는 '트랜스내셔널 북한: 잊힌 기억과 아래로부터의 역사' 국제학술회의에서 이 같은 견해를 담아 '북한 일상 연구에서 나타나는 분단과 젠더정치' 발표를 한다.

조 위원은 15일 공개된 발표문에서 영화·문학·신문 분석에 의존하던 북한 일상 연구가 2000년대 중반 이후 구술사에 주목했다면서 "구술 자료에서 가장 큰 쟁점은 객관성과 신뢰성이며, 이는 북한 출신 이주민과 남한 연구자 위치성과 관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북한 주민의 구술에서 성별이 중요한 변수라고 강조한다. 북한 여성은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더라도 고급 정보를 제공하기 어려워 구술 자료 가치가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조 위원은 "북한 연구가 북한 일상, 북한 주민 경험에 관심을 두는 것은 결국 북한 사회의 변화에 대한 관심 때문이고, 일상이 갖는 힘을 해석하고 의미화하는 것은 결국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북한 시장화가 불평등한 젠더 관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만 해도 의견이 학자마다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사회 변화와 관련해 주체성에 부여하는 과도한 의미와 구조의 힘에 대한 굳건한 믿음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며 이러한 간극은 북한 사회를 바라보는 외부의 욕망이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강대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가 주최하는 이번 학술회의는 북한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점검하고 연구소가 지속해서 추진하는 '기억 연구'를 적용하고자 기획됐다.

평양 건축, 영국 거주 북한 이주민, 1950년대 동독에 거주한 북한 전쟁고아와 유학생,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북한 여성 영웅서사 등에 관한 발표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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