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금융위원회 등은 28일 실거래 신고 내역과 자금조달계획서 등을 토대로 한 관계기관 서울 부동산 실거래 합동조사 1차 결과를 발표했다.
당국은 지난 8월과 9월 서울 실거래 2만 8140건 중 이상 사례 2228건을 추출해 일부를 우선 조사한 결과 '탈세' 의심 사례가 532건, '대출 규정 미준수' 의심 사례가 23건, 부동산 거래 신고법 위반 의심 사례가 10건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미성년자 A(18)는 서울 용산구의 11억원 상당 아파트를 사들였다. 이 중 임대 보증금 5억 원을 제외하고 남는 6억원은 A가 부모와 친족 4명에게 각 1억원씩 받은 것으로 사실상 부모 소유의 돈이며, 증여세를 낮추기 위한 조치였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부모가 다른 주택을 담보로 받은 ‘개인사업자대출’ 6억여 원 전액을 빌려 26억 원 상당의 주택을 사는 데 쓴 B씨나 금융사에서 '개인사업자 주택매매업대출' 24억원을 받아 42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매수한 C씨의 경우도 이번 조사에서 적발됐다.
국토부 이문기 토지주택실장은 "지난 달 신고된 공동주택 거래 중 이상거래 의심 사례로서 매매 계약이 완료된 601건과 기존 8‧9월 신고분에서 추출된 사례 187건 등에 대한 검토 결과는 내년 초에 2차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 김영한 토지정책관은 "이번에 적발한 8‧9월 분 편법‧불법 증여 의심 사례는 국세청이 제시해준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라며 "다만, 세부적 자금 원천이나 소득 등 여러 종합적 과세 자료를 점검해야해 이번 532건에 대한 최종 결과가 언제 나올 지를 일률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국세청이 전해왔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강동‧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4구와 이른바 '마용성'이라 불리는 마포‧용산‧성동에 서대문을 더한 8개 구에 51%가 몰렸다.
또 9억원 이상의 아파트가 570건으로 37%, 6억원 이상에서 9억 원 미만의 아파트가 406건으로 26%를 차지했다.
다음은 김 토지정책관과의 일문일답.
▶ 적발 사례 대부분이 자금조달계획서를 바탕으로 했는데, 지난 달 1일 발표 당시 언급된 다운‧업계약서 등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 현재도 1차조사 결과가 검토 중인데, 실거래신고법 위반은 계약일을 허위 기재했다든지 하는 부분이다. 다운‧업계약서는 앞으로도 지속 조사해 처분할 것이다.
▶ 돈을 빌리고 오랫동안 갚지 않거나 이자를 내지 않은 편법 증여라고 단정하기에는 조사 기간이 너무 짧지 않나.
= 이번에 적발한 8‧9월 분 편법‧불법 증여 의심 사례는 자체적 기준이 아니다. 국세청이 전문적인 세무조사 등 여러 근거를 토대로 제시해준 가이드라인으로, 소통 하에 통보된 대상이다. 국세청이 세부적으로 조사하고 별도의 과정을 거칠 것이다.
▶ 국세청과 교감을 많이 했다는데, 어느 정도 인력이 파견됐나. 과세 정보까지 파악해가면서 한 건가.
= 관계기관 합동조사단에서는 국세청에서 1명이 파견됐다. 정밀한 과세 자료까지 파악한 단계는 아니다. 국세청에서 증여세 탈루 의심 가이드라인을 받아 이상사례를 추출했고 소득과 자금출처 증빙 등 세부적 자료는 국세청에 통보가 완료되면 그곳에서 신속하게 확인할 것이다.
▶ 서울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 조사였다고 하는데, 통상적 수준과 얼마나 달랐나.
= 검토가 상당 기간 걸리는 게 아니냐는 취지로 받아들였다. 문제되는 사례 추출한 뒤 당사자 소명이나 필요시 당사자가 직접 출석해 소명하기도 한다.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지연하는 경우도 많다. 아직 많은 사례들이 검토 중인 걸 양해해달라.
▶ 적발 사례지는 구체적으로 어딘가.
= 아직 불법성이 완전히 확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나 해당 자치구와의 원활한 협조를 위해 밝히기 어렵다. 또, 특정 자치구에 특정 유형이 존재하기보다는 보편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사례들을 적시한 것이다.
▶ 국세청에 넘겨진 사례들에 대한 추가 검증은 언제 완료되나. 실제 탈세한 사람이 있다면, 언제 제대로 과세할 수 있는 건가.
= 국세청은 세부적 자금 원천이나 소득 등 여러 종합적 과세 자료를 점검해야해 이번 532건에 대한 결과가 언제 나올 지를 일률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 2월부터 구성되는 조사팀은 몇 명 정도로 구성되나.
= 아직 구체적인 조직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토부와 감정원을 합해 20여명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 심도 있는 검토를 통해 충분하고 체계적인 상시조사가 이뤄지도록 전문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실‧국 단위 수준은 아닐 것 같고, 세부적인 조직 규모는 추후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 지금 단정하기는 어렵다.
▶ 그러면 이번 사례와 같은 전체 자금조달계획서 확인이 상시적으로 이뤄지는 건가.
= 관계기관 합동조사는 통상 기간을 정해 강도 높게 한다. 국토부‧한국감정원 중심의 상시조사체계가 구축되면 전담 인력을 둬 지역과 기간을 제한하지 않고 실거래 신고 내역과 자금조달계획서의 진위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이상거래가 속출하면 내년에도 마찬가지로 합동조사단을 구축해 고강도 조사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