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기초단체는 보행자가 다친 사실을 안 뒤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주민 안전을 외면하고 있다.
부산 동구 초량 6동 주민문화센터 앞 도로.
주민들이 이용하는 횡단보도와 인도 경계 지점이 폭 25㎝, 깊이는 5㎝ 이상 움푹 파여 있다.
아스팔트가 깔린 도로와 달리 움푹 팬 경계지점에는 흙과 자갈, 하얀 콘크리트 바닥이 그대로 드러났다.
도롯가에 움푹 파인 '홈'은 주민문화센터 앞 삼거리에서 양방향으로 100m 이상 이어졌다.
특히 횡단보도 앞 등 일부 구간은 발이 빠질 정도로 홈이 깊어 보행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7일 한 어르신이 공사 중인 비포장구간을 지나다가 넘어져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주변에 사는 30대 남성도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넘어졌다고 호소하는 등 인근 주민 역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부산 동구에 사는 A(37)씨는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차도와 인도 경계 지점에 움푹 파인 부분에 발이 걸려 넘어졌다"라며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시계와 가방 등이 망가지는 피해를 봤다. 주변에 안내판조차 없어 당황스럽다"라고 말했다.
문제가 된 도로는 이번 달 초부터 공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는 내년 초까지 이어질 예정이지만, 현장에서는 안전시설은커녕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판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게다가 동구는 최근 보행자가 넘어져 다치는 등 안전이 위협받는 사실을 안 뒤에도 며칠 동안 별다른 안전 조치에도 나서지 않아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동구는 주민 설명회 등 일정 때문에 공사가 늦어진 게 사실이라며, 빠른 시일 안에 안전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동구 관계자는 "주민 설명회 등 공사 일정 때문에 작업이 다소 늦어져 도로포장 등 마무리 역시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현장에서 보행자가 넘어져 다쳤다는 내용의 민원은 정식으로 접수된 게 없어 인지하지 못했다. 민원을 해결할 수 있도록 확인 작업에 나서고 주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공사도 서두르겠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동구가 보행 환경을 개선하겠다며 혈세를 들여 공사하면서도 정작 주민 안전은 뒷전이라는 지적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