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고성 한전발화 산불피해 이재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등은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앞에서 "이재민들은 지금까지 복구는커녕 비좁은 조립식 임시주택에서 힙겹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데 경찰과 검찰은 이재민들을 두 번 울리는 어처구니 없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그동안 경찰은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한다며 이재민은 걱정말고 복구에 전념하라고 해놓고 책임자 구속은 커녕 9명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며 "검찰은 경찰의 구속영장을 왜 기각하는가", "검찰이 말하는 정의는 무엇이냐" 등을 지적하면서 검찰을 강하게 질타했다.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결과를 바탕으로 전선 자체의 노후, 부실시공, 부실관리 등 복합적인 문제로 전선이 끊어지면서 산불이 발생했다.
하지만 경찰수사가 예상과 달리 책임자들에 대한 구속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재민들은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찰은 책임자 9명 중 일부를 구속할 방침이었지만, 검찰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기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재민들은 '검찰의 수사 의지'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8개월 동안 진행된 수사결과가 이 정도 수준이라니 참담할 뿐"이라며 "검찰의 수사 의지가 과연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대위 측은 현재 한전과 피해액 보상 비율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인데, 오는 25일 6차 협상이 예정돼 있어 "이번 수사결과는 협상에 찬물을 끼얹는 발표"라고 성토했다.
산불 발생 이후 경찰은 20여 명으로 구성된 수사본부를 꾸려 수사를 진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