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게임 '하스스톤' 그랜드 마스터 토너먼트 경기 뒤 선수 인터뷰에서 홍콩 출신 게이머 블리츠청(청응와이)이 "홍콩 해방, 우리 시대의 혁명"이라고 외치자 주관사인 블리자드는 9일(현지시간) 대회규칙 위반을 들어 대회 출전 1년 정지, 상금 몰수 등의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이번 징계조치에 반발하는 게이머와 팬들이 블리자드 불매운동(보이콧)에 나서자 징계수위를 낮췄다.
블리자드는 블리츠청의 대회 출전 정지 기간을 6개월로 줄이고, 몰수한 약 1만달러의 우승 상금도 돌려주기로 했다.
블리자드는 징계 조치가 대회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게이머에게 공적인 오명을 안기거나 대중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등 블리자드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행위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홍콩정부의 송환법에 반대하는 '정치적 구호'를 외쳤다는 것이 징계의 골자지만 이번 사태에 깊숙히 개입해 있는 중국정부의 압박 때문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제이 알렌 브랙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블리츠청이 표명한 견해가 우리의 징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중국과의 관계 또한 우리의 이번 조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대회와 관련없는 정치적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당초 입장을 견지했다.
다만 브랙 대표는 "우리는 잠시 멈추고 커뮤니티에 귀를 기울이고 더 잘 할 수는 없었는지 생각할 기회를 가졌다"며 "뒤늦게 우리의 절차가 부적절했고 너무 서둘러 결정됐다"고 밝혔다.
블리츠청은 이날 자신의 트위치 방송을 통해 "제재를 재고해준 블리자드에 감사한다"면서도 "(출전정지) 반년은 여전히 길다고 생각한다. e스포츠 선수로서 내게 여전히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회 인터뷰를 떠올리며 당시 정치적 견해 표명이 규정 위반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홍콩 시위에 빛을 주고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게 돈이 중요했다면 인터뷰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리자드의 징계 조치 이후 미국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Reddit)과 트위터에는 이에 반발한 팬들이 블리자드 보이콧 해시태그(#Blizzardboycott)와 함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타 크래프트, 디아블로, 오버 워치 등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 구매 또는 구독 취소 인증 게시물을 공유하며 파장을 키웠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개발에 참여했던 디자이너 마크 커른도 불매운동에 동참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중국을 위해 게임과 영화를 검열하고 있다"며 "이제 게임업체들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목소리까지 잠재우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