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명승권 (국립암센터 교수)
◆ 명승권>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명승권입니다.
◇ 김현정> 반갑습니다. 개 구충제가 사람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 이 얘기가 퍼지기 시작한 게 한 유튜브 영상 때문인데 보셨어요?
◆ 명승권> 거의 190만 건 넘어가더라고요, 최근까지 보니까.
◇ 김현정> 벌써 넘었어요, 그사이에.
◆ 명승권> 거의 200만이 다 돼 갑니다.
◇ 김현정> 지금 현재 200만 건 조회수를 향해 달려가고 있을 정도로 화제. 그러면서 개그맨 김철민 씨, 개그맨 겸 가수 김철민 씨가 나도 그거 시행하겠다 하면서 더 화제. 명 박사님, 단도직입적으로 제가 질문드릴게요. 이 강아지 구충제. 정말로 암 치료에, 사람 암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겁니까, 없는 겁니까?
◆ 명승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면 단도직입적으로 대답할 수밖에 없는데요. 있다고 볼 수 없죠.
◇ 김현정> 없다예요, 있다고 볼 수 없다예요?
◆ 명승권> 있다고 볼 수 없다가 정답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사실 그 말은 좀 다르거든요. 효과가 없다와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다른 건데 어떻게 해석해야 됩니까?
◆ 명승권> 비슷한 내용인데 사실 효과가 있다, 없다 얘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사람, 환자를 대상으로 해서 임상 시험을 통해서 그 효과 그리고 안전성이 확인이 되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현재까지 이 개 구충제로 사용되고 있는 펜벤다졸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은 아직까지 없는 상태고요. 과학적인 연구 방법을 통해서 그게 입증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효과가 있다라고 보기 어렵다는 거죠, 지금 현재로서는.
◇ 김현정> 그 펜벤다졸이 암세포를 억제한다는 어떤 논문도 있다.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
◆ 명승권> 맞습니다. 사실은 대략 한 20-30편이 검색되지만 정확한 펜벤다졸의 항암 효과를 알아보는 것들은 10편 이내인 것 같습니다. 한 5편에서 10편 사이인데요. 제가 다 읽어봤는데.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연구들은 암환자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아니고요. 그 이전 단계인 실험실 연구나 동물 실험입니다.
◇ 김현정> 동물 실험. 쥐라든지 원숭이라든지 이런 거예요?
◆ 명승권> 그렇죠. 이 연구 결과에서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몇 편 있는 상황이에요.
◇ 김현정> 왜 사람에 대한 임상 시험까지는 안 갔어요?
◆ 명승권> 안 간 거라기보다는 제가 봤을 때는 이게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참고로 신약 후보 물질 5000개에서 1만 개 정도가 동물 실험이나 실험실 연구를 통과하는 게 몇십 개 안 됩니다.
◇ 김현정> 5000개에서 1만 개 정도의 후보 물질 중에 인간 실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까지 가는 게 10개 정도밖에 안 된다?
◆ 명승권> 그리고 최종적으로 효과 있다라고 판정나는 게 대개 1개 정도 된다는 거죠.
◇ 김현정> 1개. 5000개에서 1만 개 중에, 1개 정도.
◆ 명승권> 그렇기 때문에 신약 임상 시험 이런 게 실제로 승인되기까지의 그 과정은 10 내지 15년 정도 들고요. 돈도 많이 들고 굉장히 확률이 사실 낮은 상태입니다.
◇ 김현정> 확률이 생각보다 훨씬 더 낮네요. 1만 분의 1 정도밖에 가능성이 안 되니까.
◆ 명승권> 그래서 신약 개발하는 게 정말 어렵다는 거죠.
◇ 김현정> 그래요. 알겠습니다. 지금 사람 실험까지 아직 못 간 단계다. 그러면 위험성은 어때요? 위험성.
◆ 명승권> 아직 모르죠. 그리고 참고로 이 펜벤다졸과 같은 비슷한 화학 구조를 갖고 있는 약품이 현재 사람한테 쓰는 기생충약 있지 않습니까? 그게 알벤다졸이라는 약들이 있거든요. 알벤다졸, 메간다졸.
◆ 명승권> 이걸 아셔야 돼요. 일반적으로 구충제로 사용했을 때의 용량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 개한테는 무른 변이나 설사, 식욕 감퇴, 무기력. 이런 게 보고되고 있는데 그런데 그렇다면 암 치료용으로 사용하려면 용량이 증가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을 당연히 하시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구충제로서는 1년에 한 번 1알 복용하면 됩니다. 이런 선전들 기억나요.
◆ 명승권> 그런데 지금 이번에 그 조티 펜스라는 분이 먹은 건 3일 동안 하루에 일종에 1알씩 먹었다는 거죠. 그리고 4일은 안 먹고. 그런데 그 용량을 저희가 보니까 보통 4.5kg짜리 푸들 있지 않습니까? 토이푸들이라고 작은 강아지. 그 4.5kg의 개한테 사용하는 펜벤다졸 성분으로 222mg이거든요, 약 200mg. 그걸 똑같이 먹었어요, 그분이. 50kg이라고 하면 대략 2500mg을 먹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거보다 10분의 1 용량. 굉장히 적은 용량으로 생각이 됩니다, 제가 봤을 때는.
◇ 김현정> 그렇네요, 그렇네요. 구충제용으로 먹었다고 하기에도 굉장히 적은 양이다?
◆ 명승권> 굉장히 적죠. 그런데 완전히 암이 3개월 만에 사라졌다. 그게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참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저는 사실 암치료용으로 먹었다고 해서 일반적인 구충제 복용 양보다 훨씬 더 많이 먹었나 보다. 그러면 이제 어떤 부작용이 생길 것인가. 이걸 염려했던 건데 이 치료를 받은, 완치가 됐다고 주장하는 미국인 같은 경우는 개한테 먹이는 정도의 구충제 용량을 먹어서 굉장히 부작용이 있을 수가 없었다. 이 말씀이시네요.
◆ 명승권> 그리고 추정컨대 당시 소세포폐암의 치료를 위한 임상 시험에 참여했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 김현정> 다른 신약 임상 시험에.
◆ 명승권> 정말 좀 독특한 상황이기는 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말기암. 김철민 씨 같은 말기암 환자한테는 그냥 한번 해 봐라라고 하실 수 있는 거예요?
◆ 명승권> 이 부분이 저는 참 어렵다고 생각을 합니다. 첫 번째, 가장 한계적인 측면 하나가 이 펜벤다졸이 동물에게서만 승인이 된 약이라는 거죠. 동물에서만 승인이 된 거기 때문에 우리 의사들이 사용하는 데는 현재로서는 법적으로 여러 가지 제한점이 있지만 그래도 원하시는 경우에는 담당 주치의 있지 않습니까? 주치의와 상의를 해서 결정을 하는 게 필요하다는 거예요. 제 얘기는.
◇ 김현정> 그러니까 아직 다른 신약으로 다른 검증된 암 약으로 고칠 수 있는 환자가 섣불리 이거 먹으면 안 되는 거고.
◆ 명승권> 그건 당연히 안 되는 거죠.
◇ 김현정> 당연히 안 되는 거고. 이것저것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 봤는데 방법이 전혀 없는. 그러니까 펜벤다졸의 부작용을 알면서도 안 먹어보느니 먹어보는 게 낫겠다 하는 정도 된 사람들만.
◆ 명승권> 그런 분들의 경우에는 하더라도.
◇ 김현정> 주치의 상담 하에.
◆ 명승권> 본인이 자의적으로 하지 말고 주치의와 상담을 해서 그 경과도 지켜보면서 봐야 된다라는 얘기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주치의 상담 없이는 절대 혼자 복용하시는 건 안 된다. 이런 조언까지 덧붙이면서 말씀 듣도록 하죠. 명 박사님, 고맙습니다.
◆ 명승권> 감사합니다.
◇ 김현정> 국제암대학원 대학교의 명승권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