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8월 19일 (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 정관용> 오늘 새벽에 전주의 한 여인숙에서 화재가 났어요. 건물 전체가 탔고요. 3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게 소위 쪽방 여인숙 여기서 폐지 주으며 생활하시던 노인분 두 분도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이른바 주거복지 사각지대 문제인데요. 한국도시연구소의 최은영 소장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최은영> 안녕하세요.
◇ 정관용> 쪽방 여인숙이란 용어가 있어요?
◆ 최은영> 네, 그렇죠. 쪽방은 사실 다양한 거처 유형이 쪽방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고시원도 그렇고 여관, 여인숙도 쪽방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게 부를 수가 있겠죠.
◇ 정관용> 그러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쪽방하고 규모나 형태가 거의 비슷한 겁니까? 어떻게 된 거예요?
◆ 최은영> 그렇죠. 사실은 쪽방은 정책적으로 공식적으로 용어가 정확하게 지정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인데요. 그렇기는 하지만 한두 평짜리 방 그다음에 부엌이랑 화장실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형태를 쪽방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런 게 대표적인 유형이 고시원과 지금 사고가 난 여관, 여인숙. 특히 노후 도심에 있는 오래된 것들이 잘 관리가 되지 않은 상태의 것들이 많이 있거든요. 오늘 사고가 난 것도 50년 가까이 된 1972년에 지어진 목조 슬라브 그러니까 바닥과 천장이 기본적으로 목조라는 것이고 흙벽이란 얘기가 나왔거든요. 그런 노후된 여관, 여인숙들이 다 관리는 안 된 상태이면서 그러니까 이게 사실은 방 하나당 한 12만 원 월세로 그랬다고 해요. 달세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이런 것들은 보증금이 기본적으로 없어서요. 그런데 그 여인숙에 10여개가 있었다고 하거든요. 그러면 계산해 보면 월 수입이 120만 원 정도밖에 안 되잖아요. 이 얘기는 무슨 얘기냐면 관리가 거의 전무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사실 이름은 여관, 여인숙이지만 아마 관리는 거의 없이 운영됐을 거라고 짐작됩니다.
◇ 정관용> 요약해 보면 이게 듣기에 여인숙, 여관 이러니까 버젓한 건물이 떠오르는데 그런 게 아닌 거네요.
◆ 최은영> 네, 그렇죠.
◇ 정관용> 아주 조그만 방이 한 10개 정도 있는 거고 한 방에서 나오는 월세도 다 합해 봐야 120만 원.
◆ 최은영> 그렇죠.
◇ 정관용> 그러니 그 건물을 갖고 있는 분도 그 돈 가지고 뭘 어떻게 관리도 못 하고.
◆ 최은영> 그런 상태였더라고요.
◇ 정관용> 거의 방치돼 있는 거로군요.
◆ 최은영> 그렇죠. 거기 그런 곳에 관리가 안 된다라는 건 굉장히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그다음에 여관,여인숙이 더 문제인 건 이건 기본적으로 사람이 거주하는 곳으로 되어 있는 곳이 아니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최은영> 그러다 보니까 고시원처럼 아예 부엌이 없는 게 원칙이죠, 당연히.
◇ 정관용> 없어야 되는 거겠죠.
◆ 최은영> 그런데 실제로는 이분들이 거기서 생활을 하셨잖아요. 그러면 음식 조리를 안 할 수 없고 그렇다 보니까 부탄가스를 이용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오늘 화재에서 펑펑펑 하는 소리가 났다고 하고 부탄가스가 많이 발견되는데 아마 부엌이 기본적으로 없었을 거고 그렇다 보니까 부탄가스를 이용해서 식사를 준비하시면서 더 여러 가지 화재 원인 중의 하나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제대로 된 무슨 주방시설이 있다면 오히려 그게 더 화재에 강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주방시설이 아니라 그냥 간이용으로 부탄가스를 마구잡이로 사용하게 되면 그건 정말 화재에 무방비 상태인 거죠.
◆ 최은영> 보니까 굉장히 많은 부탄가스들이 쌓여 있는 걸로 화면에 나오더라고요. 그것들이 발화 원인은 아니었어도 불이 일단 발생했을 경우에 더 증폭시키는 그런 결과는 야기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 정관용> 서울에서도 오래된 그런 여관 건물에 장기 투숙하시던 분들 사고 당한 게 바로 얼마 전이고 또 왜 고시원, 국일고시원 참사 이런 게 있었고. 사고 터질 때마다 소위 주거복지 사각지대 관리 대책 필요하다 이런 목소리를 높여왔는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
◆ 최은영> 일단은 저희가 주거복지 대책의 가장 큰 두 축은 공공임대주택과 주거급여가 있는데요. 공공임대주택이 사실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공급이 적은 게 아닌데 이 공급물량이 지금 65만 호를 얘기하고 있거든요, 문재인 정부 안에 공급할 양이. 그런데 사실 이렇게 쪽방이나 고시원처럼 매우 열악해하는 주거환경에서 사시는 분은 전국적으로 37만 가구예요. 그리고 여관, 여인숙 오늘 화재가 난 여관, 여인숙에 딱 한정해 보면 전국적으로 3만 가구 정도 되거든요. 그러면 우리 사회가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5년 안에 65만 호인데 해결 의지가 있으면 이 문제를 해결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 정관용> 그렇네요, 그렇네요.
◆ 최은영> 그런데 공공임대주택 배분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인데 이게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것에서 많이 멀어져 있어요.
◇ 정관용> 맞아요, 맞아요.
◆ 최은영> 우리 사회가. 자꾸 비싼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이런 상황에서 그래서 가장 가난한 분들은 돈이 없어서 공공임대주택에 못 들어가고 이런 문제가 생겼는데요. 그래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 중심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이 필요하고 그다음에 또 하나가 주거급여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이런 전주 같은 데 사고가 난 데 주거급여, 돈으로 받는 건데요. 공공임대주택이 한꺼번에 대량으로 공급될 수 없으니까 전주에서 받을 수 있는 주거급여가 14만 7000원이더라고요. 14만 7000원으로는 아마 갈 수 있는 곳이 쪽방 같은 곳밖에 없었을 것이고 돌아가신 세 분 중에 한 분이 그런 수급자로 나오고 있더라고요. 이러면 국가가 지원을 해야 되는 사람들이 국일고시원에도 일곱 분 중에 네 분이 수급자셨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도 세 명 중에 최소한 한 분은 수급자라는 건 주거급여를 받아서 갈 수 있는 길이 이렇게밖에 안 된다라는 것인데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건 사실 이것도 아까 공공임대주택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정책 의지를 가지고 예산을 증액시키면 할 수 있는 문제거든요. 빠른 시일 안에 해결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14만 7000원 받아가지고 12만 원 월세 그냥 내고 그러니 보증금도 없고 다른 데로 갈 수도 없고 결국은 쪽방이나 쪽방 여인숙에 그냥 묶여 살아라 이런 말이네요.
◆ 최은영> 그렇게 지금 지원하는 금액은 그런 거죠.
◇ 정관용> 그런 쪽방이나 고시원, 쪽방 여인숙 이런 것들을 대대적으로 재개발식으로 해서 공공임대식으로 바꿀 수 없나요?
◆ 최은영> 그건 전면 철거를 하고 개발하는 게 정답일 수는 없고요. 그중에 일부분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옮겨야 할 거고 일부분은 주거급여를 통해서 다른 곳으로 상향 이동을 하셔야 되겠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말씀하시는 대로 개발을 통해서 좀 더 나은 주거지로 돼야 하는 여러 가지.
◇ 정관용> 그건 현장상황에 맞춰서. 그렇지만 어쨌든 지금 쭉 보니까 자료가 그래도 다 있네요. 주거빈곤층 37만, 여인숙 같은 경우 3만. 이거부터 체계적으로 대책을 세워나가자.
◆ 최은영> 그렇습니다.
◇ 정관용> 다시 우리 최 소장님하고 인터뷰 좀 안 했으면 좋겠어요. 걱정입니다. 고맙습니다.
◆ 최은영> 고맙습니다.
◇ 정관용> 한국도시연구소 최은영 소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