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리은행 DLF 원금손실 이미 90% 넘어섰다

지난 3~6월 판매, 가입 고객 621명, 1262억원에 달해
금리 1bp 초과 하락당 2~3.33% 원금손실
우리은행, 위기감에 전담 인력 7배 확대 '절치부심'

우리은행 (자료사진=노컷뉴스)
우리은행이 판매한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의 원금손실 가능성이 13일 기준 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당 상품 가입자는 621명이며, 이 가운데 개인이 대다수인 556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 연 4%25 수익 얻으려 원금 100%25 손실 가능성

16일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우리은행의 '독일 금리연계 DLF 현황'에 따르면 해당 상품은 180개 지점에서 고객 621명에게 총 647좌를 팔아 판매액 규모만 126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객별 현황을 보면 개인이 다수를 차지한다. 개인 556명이 958억원을 투자했으며 법인이 59개 245억, 재단이 6개 59억에 이른다.

예상 손실률은 독일 국채금리가 -0.646%를 기록한 지난 13일 기준으로 -66.4%에서 -90.8%로 가입시점에 따라 이미 원금 손실 가능성이 90%를 넘어섰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원금손실 가능성에 대해 만기가 남아 있는 만큼 원금손실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해당 자료에는 '예상손실률'을 명시하고 있다.

해당 상품은 가입시점에 따라 기초자산 행사가격이 되는 금리를 -0.20%, -0.25%, -0.27%, -0.30%, -0.32%, -0.33%로 설정해 만기(4~6개월)시 금리가 그 이상일 경우 4~5%의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반면, 설정 금리에서 1bp 초과 하락당 2.0~3.33%의 원금손실이 발생하도록 설계돼 금리 -0.20%를 행사가격으로 설정한 경우 이미 원금손실액이 -90.8%에 달한다는 얘기다.

여기다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더욱 강해지며 독일 국채 금리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원금손실 폭을 더 늘릴 수 있다.

DLF는 파생결합증권(DLS)를 담은 펀드다. 하나금융투자, IBK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이 DLS를 만들고 교보악사자산운용, 유경PSG자산운용, KB자산운용, HDC자산운용 등의 운용사가 이 DLS를 담아 DLF를 만들었다.

올해 3월에서 5월까지 출시됐고, 판매는 대부분 은행에서 맡았다.

우리은행 ELF 관련 내부 설명자료 (자료=ELF 상품 가입자 제공)
◇ 우리은행 전담인력 7배 늘려 대책 마련 부심

우리은행은 블룸버그 등 다수 주요 전문기관이 독일 국채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에 이같은 상품을 출시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특히 과거 20년간 리먼사태, 영국 EU 탈퇴 결정 등 여러차례 금융위기에도 최저금리가 -0.19%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 상품의 행사가격인 -0.2% 이하 하락 사례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독일 국채금리가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위기감에 전담인력을 배치해 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7월 8일부터 지난 6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애널리스트, 자산관리전문가 등으로 한 전담인력 11명을 투입해 WM그룹 특별 대책반을 만들었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지난 7일부터는 인력을 7배나 대폭 늘인 TF팀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영업점 요청 사항을 접수하는 '고객지원반', '직원지원반', 고객 상담을 전담으로 하는 '현장지원반', 법률 지원을 하는 '대외지원반' 등 4개반 76명을 투입했다.

이와 함께 개별적으로 대응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고 영업본부별 현장 간담회와 판매직원 공청회 등도 마련했다. 비이자 수익 확대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팔았던 만큼 매일 영업점 직원들의 문의도 빗발쳤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공청회를 통해 독일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상황, 원금 손실 가능성, 투자자 대응 방향 등을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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