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굵직한 사건이라 볼 수 있는 '버닝썬 게이트'는 연예계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대중에게 영화와 같은 현실을 마주하게 했다.
'버닝썬 게이트'에서 파생된 '불법 몰카 촬영'은 정준영과 내로라하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 연루되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예능이나 영화, 드라마, 혹은 공연장에서 마주해야 할 연예인들이 뉴스의 헤드라인 또는 사회면을 장식하는 씁쓸한 현실이 작금의 상황이다.
이러한 굵직한 연예계 사건 사고 속에서 대중 또한 변화했다.
과거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의 이른바 '자숙 후 복귀'라는 공식이 통용됐다고 한다면, 현재의 상황은 녹록치 않게 됐다.
연예계의 부정과 숨겨진 기만행위 등을 더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듯 대중들이 목소리를 더욱 크게 내기 시작한 것이다.
더군다나 한 매체의 보도로 인해 밝혀진 과거 몰카 논란 당시 정준영의 '죄송한 척 하고 올게'라는 말은 연예계 전반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와 '자숙'에 대한 진정성을 반추하게 했다.
대중은 이제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 자신들의 소통 창구는 물론 청와대 청원 게시판 까지 이용해가며 물의를 빚은 연예인의 '퇴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안의 경중에 따라 다르지만, 소속사나 방송가도 이러한 대중의 목소리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과거 소속사가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을 보호하는 이미지가 강했다고 한다면, 최근에는 물의 확인 후 '계약 해지' 등의 강수를 두고 있다.
방송가에서도 시청자들의 민감한 시선을 의식하며 '통 편집' 혹은 '프로그램 하차' 등의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다.
물의를 빚는 연예인들에 대해 묵과하지 않는 대중의 목소리가 방송가와 연예계 시스템의 변화를 만든 것이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15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제공되는 정보와 여론 표출의 수단이 다양해지며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에 대한 여론이 뜨거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NS 등의 발달로 인해 대중들이 정보를 빠르게 얻고 또한 적극적으로 의견 표출을 하며 하나의 여론으로 발달해 목소리에 힘이 실리게 됐다는 뜻이다.
김 평론가는 "과거 연예인들이 활동을 하는 것과 사생활이 분리가 됐다면, 현재는 관찰 예능이 콘텐츠의 중심이 되는 것처럼 연예인들의 방송의 모습과 사생활을 분리해 바라보지 않는다"라며 "대중은 연예인에 호감을 느끼고 사랑을 주는 만큼 제대로 된 것을 바라는 (과거보다) 똑똑해진 방송 소비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런 호감들이 연예인들의 브랜드인 상황에서 흠집이 날 상황들이 생겼다면, 복구나 이런 것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즉, 과거와는 달리 대중들의 똑똑한 방송 소비 형태로 인해 물의나 혹은 문제를 일으켜 연예인들의 브랜드가 훼손돼 자숙을 한다고 해도 다시 복귀 하기가 예전만큼 쉽지는 않다는 것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도 이러한 의견에 궤를 같이했다.
하 평론가는 "현재 버닝썬 게이트 등 불거진 사회적 논란이 워낙 크고 대중의 정서도 엄중해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과거처럼 슬그머니 돌아오기는 쉽지 않아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논란이 된 문제가 상당히 엄중한 사안이라 대중의 분노가 커졌다"라며 "또 연예인들이 너무 쉽게 복귀하고 용서받기 때문에 이러한 사안이 더 악화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어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의 복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