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현송월 숙청 오보냈던 조선일보"…김혁철 숙청설도 회의적

BBC도 김혁철 숙청설에 "극도의 주의 필요"…'단 한명의 익명 소식통' 지적도
NYT "워싱턴서 최소 5주 동안 처형설 소문 돌았지만 누구도 확인 안해줘"

북한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물어 실무협상을 맡았던 김혁철 북한 국무위 대미 특별대표를 처형했다는 조선일보의 보도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매우 회의적이라는 보도를 내놨다.

31일(현지시간) WP 기사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들과 외교관들은 김혁철 숙청설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거나 '매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WP는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지난 2013년 현송월이 포르노 비디오 판매 등에 연루된 혐의로 공개 처형됐다고 보도했지만, 그는 지난해 1월 멀쩡히 살아 서울을 방문했다고 오보 사례를 전했다.

또 현재 한국 정부나 미국 정부 어디에서도 김혁철 숙청설을 공개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해당 보도를 봤고 사실 확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오늘은 더 이상 추가할 것이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WP는 익명을 요구한 한 서방 외교관의 경우 "매우 회의적"이라고 답변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보도가 나오기 전에 김혁철 처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고 그것을 확인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탈북자와 대북활동 단체 등이 일본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 '임진강'이 지난 5일 4명의 외무성 관리들이 정상회의 전 미국에 정보를 팔았다는 죄목으로 처형당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보도했으나, 보도된 어떤 처형도 확인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WP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영철 전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김혁철이 하노의 정상회담 이후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는 점에서 김혁철이 숙청당하거나 강등당할 가능성은 있다고 평가했다.

BBC도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현송월 처형 오보, 전 인민군 총참모장 리용길 숙청 보도 등을 예로 들면서 "북한관리 숙청 보도를 다루는데는 극도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또 이번 경우는 단 한명의 익명의 소식통만 인용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나 BBC도 김혁철 숙청설이 개연성은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외교적 도박이 결과 도출에 실패했고, 제재는 여전하며, 북미 대화는 교착에 빠졌기 때문에 북한에서 누군가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결정이 내려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번주 초반 북한 노동신문이 사설에서 '배반자'와 '변절자'를 언급하며 '반당 반혁명 행위자는 준엄한 혁명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힌 점에 주목했다.

BBC는 그러나 "한국과 미국 정보당국이 김혁철의 운명을 알아내려 노력하겠지만 북한이 그것을 발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것을 알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즈(NYT)도 북한 전문가들은 김영철과 그의 협상팀이 밀려났다는 데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한국 정부 관리들과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 내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히 얘기하기에는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또 워싱턴 관가에서 적어도 5주 동안 관련 소문이 돌았지만 "미 관리들 누구도 소문을 확인하거나 반박할 어떤 정보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며 "다른 나라 출신의 워싱턴 외교관들도 소문을 들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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