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 전술유도무기' 발사…北美대화는 어디로 가나

北美대화 새판 짜려는 北 의도에도 쉽지 않아
트럼프 빅딜 입장 바꾸기 어려울듯…대북 인도적 지원 등 위기관리하며 협상 모색해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가 날아가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한 것을 계기로 석달째 이어지는 북미대화 교착 국면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기로에 놓여 있다.

한미 양국이 발사체를 단거리 미사일로 규정하는데 신중하고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가운데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미국의 카드와 북한의 대응도 주목된다.

美, 단거리 미사일로 판명돼도 문제삼지 않을 듯

한미 양국이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도 로우키로 대응하고 있는 것은 북미 대화의 판 자체를 흔들 정도의 위력은 아니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 "중거리 미사일이나 장거리 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니라는 높은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엄을 위반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모라토리엄은 미국을 확실히 위협하는 ICBM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해 ICBM을 '레드선'으로 설정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같은 입장은 발사체가 군 당국의 분석 결과 단거리 미사일로 판명나더라도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를 추진하진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유엔안보리 제재 결의안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활동을 모두 금지하고 있긴 하지만, 과거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 했을 때에도 별도 제재를 가하지는 않았다.

북한이 미국에 비핵화 협상에 대한 불만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대화의 판 자체를 깨지는 않는 수준에서 '저강도' 도발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
北, 트럼프의 '핵·미사일 실험 없었다'는 자랑 깰 수 있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가 질곡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북미대화 교착국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의 판을 새로 짜려는 의도를 보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달 최고인민회의에서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며 "연말까지 한번 더 기다려볼 용의"를 밝히고, 북러정상회담 등을 통해 전선을 재정비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핵· 미사일 실험 중단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압박 성과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적 차원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발사 시기를 오는 9일~10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 직전으로 잡은 것도 계산된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방한 기간 한미워킹그룹 회의를 통해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은 인도적 지원을 비핵화 협상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의도를 경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일각의 우려처럼 북한이 경제발전 집중노선을 포기하고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수위를 높일 경우 북미 대화의 판 자체를 깨는 것인데다 직접적인 유엔 안보리 추가 제재를 초래하기에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소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이 위기 관리차원에서 북한을 달래려 할텐데 그렇더라도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제재완화는 없다는) 입장을 바꿔가면서까지 협상을 할 것 같지는 않다"며 북미의 강대강 대결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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