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성폭행 의혹…재수사 가능할까?

과거사조사단, 최근 장씨 사건 과거사위에 넘겨
과거사위, 국민 여론 등 고려해 '수사권고' 가능성
그러나 공소시효, 피의자·참고인 진술 등 '걸림돌'
강제수사 통해 유의미한 증거 확보 가능성은 있어

(사진=연합뉴스)
과거사진상조사단(이하 '조사단')이 고(故) 장자연 씨의 특수강간 의혹에 대한 수사 필요성 여부를 판단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수사기관이 재수사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사단은 지난 22일 장씨의 특수강간 의혹 등에 대한 수사가 필요한지 여부를 수사기관이 판단해줄 것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이하 '과거사위')에 요청했다.

장씨의 성폭행 피해에 대한 시기와 장소 등이 특정되지 않아 당장 수사권고는 어려우니, 수사기관이 수사개시 여부를 대신 판단해 달라는 의미다.

현재까지 과거사위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결정은 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요구와 지난달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철저한 수사 지시가 있었던 만큼, 장씨 사건에 대한 재수사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장씨 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유의미하게 흘러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조사단에서도 활동기한을 수차례 연장해가며 장씨 성폭력 의혹에 대해 조사했지만, 구체적인 범행 시기와 장소 등을 특정하지 못해 수사권고에 이르지 못했다.

수사단 관계자는 "수사권고할 만큼 입증된 건 아니지만 공소시효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제 조사단에서 추가로 조사할 (수 있는) 것은 없고, 과거사위에 다 넘겼다"며 사실상 공을 수사기관에 넘겼다.

물론 검찰과 같은 수사기관은 조사단과는 달리 강제수사를 할 수 있다. 따라서 피의자 압수수색이나 영장을 통한 신병 확보로 유의미한 증거를 확보할 여지도 있다.

그러나 수사상황도 녹록치 않은 분위기다.

일단 공소시효 문제가 걸린다. 장씨는 2009년 3월 숨진 채 발견됐다. 10년이 더 지난 사건을 입증해야하는데 앞서 공소시효가 15년인 특수강간 혐의도 특정이 안 된 상태다.

여기에 장씨 사건은 당시 소속사 대표·매니저, 전직 기자 등 제한적이나마 몇몇 피고인들에 대한 재판도 열린 사안이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이 열린 사안을 재수사하긴 쉽지 않다"면서 "이미 공판 과정에서 피고인들의 진술이 일부 공개돼, 이를 본 다른 (잠정적) 피의자들이 사전에 입을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작가 김수민 씨가 윤지오 씨의 진술을 전부 믿기는 힘들다는 취지로 윤씨와 주고받은 메시지 내역을 공개하면서, 윤씨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씨는 지난해 6월, 전직 조선일보 기자가 장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등 조사단에서도 활발히 진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주요 참고인들의 증언도 흔들리는 상황에서, 향후 장씨 사건을 맡을 수사기관이 사건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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