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를 우승으로 만든' 모비스와 유재학 감독의 결단

현대모비스 왕조의 주역 양동근(왼쪽)과 함지훈. (사진=KBL 제공)
현대모비스, 그리고 유재학 감독은 승부사였다.

통산 6번(전신 기아 시절 1회 제외)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KBL 최다 우승 비결 중 하나는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는 과감한 결단과 투자였다.

현대모비스는 2003-2004시즌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당시 최하위에 머물던 현대모비스는 5라운드 시작 전 RF 바셋을 KCC로 임대 트레이드하면서 1순위 지명권을 가져왔다. 이 1순위 지명권의 주인공이 바로 양동근이었다. 이어 2004-2005시즌을 앞두고 유재학 감독을 영입했다. 왕조의 시작이었다.

크리스 윌리엄스. (사진=KBL 제공)
첫 결단은 크리스 윌리엄스였다. 당초 작은 신장 탓에 다른 팀이 외면했던 윌리엄스였다.

현대모비스는 윌리엄스의 첫 시즌이었던 2005-2006시즌 정규리그 우승 후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에 패했다. 하지만 2006-2007시즌에는 양동근, 윌리엄스를 앞세워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유재학 감독, 양동근의 첫 우승.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1라운드 10순위로 함지훈을 지명했다.

2007-2008시즌은 9위까지 추락했다. 양동근이 군 입대했고, 외국인 선수 제도 변경으로 윌리엄스와 작별한 탓. 대신 신인 함지훈이 팀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하는 성과가 있었다.

유재학 감독은 다시 결단을 내렸다.

대학을 갓 졸업한 브라이언 던스톤을 영입해 함지훈과 함께 2008-2009시즌 다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했지만, 양동근 없이 이뤄낸 값진 결과였다.

그리고 양동근 전역하자 다시 정상에 섰다. 양동근과 절정에 오른 함지훈, 던스톤을 앞세워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시즌 전 삼성에서 데려온 박종천(현 KT 코치)은 식스맨상과 기량발전상을 휩쓸었다.

2010-2011시즌 현대모비스는 8위에 그쳤다. 던스톤과 재계약에 실패했고, 함지훈은 입대했다. 덕분에 2012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으로 김시래(LG)를 뽑았다. 함지훈이 전역 후 뒤늦게 합류했던 2011-2012시즌은 5위.


현대모비스 3연패의 주역 문태영. (사진=KBL 제공)
2012-2013시즌부터 현대모비스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1순위 신인 김시래의 합류와 귀화 혼혈 선수 문태영(삼성)을 영입했다. 특히 문태영 영입은 현대모비스에 날개를 달아줬다. 이번에도 유재학 감독은 외국인 선수 중 하나로 대학을 졸업한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선택하는 모험을 했다.

시즌 중 신의 한 수가 된 트레이드도 단행했다. 시즌 중 LG 외국인 선수 로드 벤슨을 데려오면서 커티스 위더스와 향후 3시즌 신인 1라운드 지명권을 보냈다. 정규리그 2위였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힘. 현대모비스는 우승 후 김시래가 LG로 가고, 향후 3시즌 1라운드 지명권 1회를 넘긴다고 발표했다. 우승을 위해 1순위 신인을 내주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3연패의 시작이었다.

현대모비스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순위로 이대성을 지명했다. 당장은 아니었지만, 이대성은 에이스로 성장했다. 현대모비스는 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2014-2015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문태영의 계약기간 3년 동안 3번 우승했다.

이후 꾸준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역대급 유망주로 손꼽혔던 이종현도 드래프트에서 지명했다. 다만 정규리그 2위와 4위, 4위로 3시즌을 보냈다. 이대성의 군 입대 및 미국 진출, 이종현의 부상 등 여러 악재가 겹치기도 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 시절(왼쪽)과 라건아 시절. (사진=KBL 제공)
2018-2019시즌을 앞두고 현대모비스는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이번 시즌이 우승의 적기라고 판단했다. 지갑을 활짝 열었다. 3연패의 주역이자 귀화까지 한 라건아를 다시 데려왔고, 문태종도 영입했다. 뛸 곳이 없었던 베테랑 오용준도 불렀다. 적수는 없었다. 시즌 초반부터 선두를 질주했다.

그럼에도 안주하지 않았다. 시즌 중반에는 대체 외국인 선수로 아이라 클라크를 불러 전력을 강화했다.

과감한 투자의 결과는 우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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