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부활 종합검사 시작, 금융권 '나 떨고있니'

국민은행.한화생명.메리츠화재 첫 종합검사 대상
채용비리 등 잇따른 사고.비리가 종합검사 부활 명분
'상시 검사체제 잘 되고 있는데...' 종합검사 무용론도
전문가 "금융업 변화 맞춰 검사방식도 바뀌어야"

(사진=연합뉴스 제공)
금융권의 종합검진이라 할 수 있는 종합검사 대상이 속속 확정되면서 이미 대상이된 금융회사 뿐만 아니라 향후 대상이 될 각 금융사들이 바씩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각종 금융관련 사고와 비리가 빈발했던 만큼 4년만에 종합검사 부활이 시의적절하다는 의견부터 '관치' 금융 부활이라는 곱지않은 시선 역시 존재한다.

◇ 금융권 각종 사고.비리가 종합검사 부활 자초

금융감독원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금융권에서 덩치가 가장 큰 은행권의 첫 종합감사 대상으로 국민은행을 선정했다.

생명보험사 가운데는 즉시연금 문제로 금감원과 갈등을 빚은 삼성생명을 제치고 한화생명이 첫 대상이 됐고 손해보험사 가운데는 메리츠화재가 선정됐다.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과 한화생명 관계자는 "성실하게 준비해서 종합검사를 잘 받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통상 종합검사 2~3주 전에 사전 통보서를 보낸다는 점에서 이들 금융사들에 대한 종합검사는 이르면 오는 5월 초부터 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은 지난 2015년 3월 금융권 규제개혁의 일환으로 정례적인 종합검사를 없애고 각 부문별로 필요시 검사를 실시하는 상시 감독체계로 전환했다.

하지만 현 정부들어 취임한 윤석헌 금감원장이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폐지됐던 종합검사 부활을 추진했다.

마침 은행권 채용비리와 부당 금리 산정, 유령주식 배당사건, 무차입 공매도 등 금융권의 다양한 사고와 비리가 터져나와 종합검사 부활에 명분을 줬다.


저금리 기조 속에 주택담보대출 등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은행들의 이자 수익도 덩달아 늘었지만 소비자 편익은 제자리 걸음이라는 지적도 종합검사 부활에 힘을 실었다.

여기다 오너가 있는 재벌그룹 뺨치는 제왕적 권한을 가진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의 전횡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라도 지배구조까지 들여다보는 종합검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관치' 우려도 "종합검사 제도개선 필요"

반면, 상시 감독체제 전환 뒤 큰 문제 없이 감독기능이 잘 유지되고 있는 마당에 굳이 금융권에 큰 부담을 주면서까지 종합검사를 부활할 필요성이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심지어 최종구 금융위원장 조차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종전에 금융사 부담이 너무 커지지 않도록 금감원이 스스로 (종합검사 폐지를) 결정했는데, 그것을 부활시키는 것에 대해 약간의 우려와 의문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30명의 대규모 검사인력이 한달여간 투입되는 종합검사는 금융사에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고 자칫 금융사들에 대한 금융당국의 길들이기로 변질될 소지가 다분하다..

여기다 국민은행과 한화생명 등 종합검사 대상이 된 금융사들은 '문제가 있는 곳'이라는 꼬리표가 달릴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미지 타격도 우려된다.

실제로 금감원은 종합검사를 부활하며 주기(2~5년)에 따라 대상 회사를 선정하지 않고 상시감시지표 등에서 상대적으로 평가가 미흡한 곳을 우선 선정하는 '유인부합적' 종합검사 원칙을 밝힌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2월 보고서를 통해 "유인부합적 종합검사는 취약한 금융회사를 선별해 검사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표적감사 논란을 일으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 "종합검사가 일종의 처벌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라면서 "종합검사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취약한 금융회사라는 낙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핀테크,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이 금융에 도입되면서 금융회사의 사업영역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확장되고 있다"며 "이같은 변화에 발맞춰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 방식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원장은 "소비자보호가 필요해 종합검사를 부활시킨다고 해놓고 정작 금융당국은 소비자보호를 위한 제대로된 제도와 시스템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종합감사 부활이 실제로는 금융당국의 감독권한만 키울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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