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고질적인 계파 갈등과 패스트트랙 찬반 논란, 이언주 의원 징계 파문까지 겹친 상황에서 당의 운명을 좌우할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7일 바른미래당에 따르면 8일이나 9일 의원총회를 열어 손학규 대표 등 지도부 책임론에 대해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5일 연석회의를 열었지만, 시간이 부족해 선거 결과에 대해 제대로 논의하지 못했다"며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못다한 얘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4·3재보궐 창원성산에 이재환 후보를 낸 바른미래당은 득표율 3.57%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민중당 후보의 득표율인 3.79%에도 못 미치는 수치로, 한달 동안 창원에서 상주하며 이재환 후보를 총력 지원했던 손 대표에게는 '치명타'가 됐다.
선거 이후인 5일 개최한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는 손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하지만 손 대표는 "결국 우리가 살길은 다시 한마음으로 똘똘 뭉치는 것"이라며 "당을 흔들려는 일각의 시도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퇴 압박을 일축하면서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의원총회에서는 손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재차 불거질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손 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진다면, 국민의당계와 바른정당계 간의 계파 갈등은 더욱 격화될 수 있다.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은 현 지도부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당계이자 손 대표 측근인 이찬열 의원은 "떠날 사람은 떠나라"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바른정당계 출신들은 지도부가 퇴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쪽 모두 당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필사적인 셈이다.
한편 의총에서는 찬반이 갈리는 선거제 개편 패스트트랙에 대한 논의도 벌일 예정이라,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은 기소권을 뺀 공수처안을 내놓고 더불어민주당과 협상을 하고 있지만 진척이 없는 상태다. 패스트트랙 내부 갈등도 봉합하지 못한채 외부 협상까지 발전이 없자 패스트트랙에 당직을 건 김관영 원내대표의 입지도 점차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다 손학규 대표를 향해 "찌질하다" 발언을 한 이언주 의원이 받은 당원권 1년 정지 징계도 당내에서 파문이 식지 않아 의총에서 도마에 오를 수 있다.
이처럼 당의 내홍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의 거취가 정해지면 '조기 전당대회'를 실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경우 당의 주도권 싸움은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염두한 바른정당계와 민주평화당과의 통합을 보는 국민의당계 출신 사이의 권력 투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