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민들은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대규모 소송 등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지진의 유발지진 의혹을 조사해온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은 20일 오전 서울 한국언론진흥재단 기자회견장에서 지난 1년간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는 정부조사연구단에 참여한 국내조사단(국내조사단장:서울대 이강근 교수)과 해외조사위원회 위원들이(해외조사단장:쉐민 게(Shemin Ge)) 참석했다.
연구단은 포항지진은 포항지열발전소가 땅속에 물을 주입하면서 발생한 지진이라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열발전에 의한 촉발 이유로 발전소의 물 주입 시점과 지진발생이 상당부분 일치하고 지진의 진앙이 물 주입지점 근처에 몰려있으며 진원의 깊이가 일반적 자연지진보다 얕고, 물 주입 깊이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하에서 높은 수압이 발생해 물 주입점 근처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 단층을 미끄러지게 해 지진을 유발했다고 부연했다.
지열발전은 지하 4㎞ 이상 깊이에 구멍 두 개를 뚫어 한쪽에 물을 주입해 섭씨 170도에 이르는 뜨거운 지열로 데우고, 발생한 수증기를 다른 구멍으로 빼내 발전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쉐민 게 해외조사단장은 "포항지열발전소에서 5번의 자극이 있었는데 물 주입 지하정에 물을 주입하면서 지진이 촉발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물 주입 이전에 있던 지하 단층들이 물 주입 이후 활성화된 흔적을 볼 수 있고, 이로 인해 본진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단장인 서울대 이강근 지구환경공학부 교수도 "이번 조사연구 결과 지열발전을 위해 실시된 높은 강도의 수리자극으로 인해 작은 규모의 지진이 유발됐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영향이 본진의 진원 위치에 도달되고 누적돼 포항지진이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과가 발표되자 현장에 있던 300여명의 포항시민들은 일제히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환영했다.
포항 시민 71명은 지난해 10월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에 대한 집단 소송을 냈고, 올해 초에는 2차 소송을 통해 1100명이 넘는 시민이 추가로 참여했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주택 전파나 반파의 경우 하루에 1만원, 소파나 재산상 손해가 없는 경우는 5천원으로 시민참여가 늘어날 경우 청구 가액은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지열발전소는 법원이 지난해 1월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가 제기한 운영 중단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한편, 규모 5.4 지진으로 포항에서는 118명이 다쳤고, 915명의 이재민이 생겼으며 공공시설을 포함해 845억원이 넘는 재산피해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