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공동조사에서 중국발 대기오염 물질의 한반도 유입을 밝혀내면 자국 스모그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부인하는 중국을 상대로 협상력이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NASA와 공동으로 제2차 '한·미 협력 국내 대기 질 공동조사'(KORUS-AQ)를 추진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2016년 1차 조사가 항공 관측 위주였다면 2차 조사는 인공위성 관측이 중심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검증을 받으면 국외(중국) 미세먼지의 한국 유입 논란이 다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장 원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NASA 본부를 찾아 2020년 3월 발사 예정인 정지궤도 환경위성과 관련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제2차 KORUS-AQ는 2021년 이뤄질 전망이다.
장 원장은 "위성 경험이 풍부한 미국과 협조하면 기술력을 키워 미세먼지 데이터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며 "NASA라는 기관과 함께 분석한 데이터는 대외 공신력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중국 당국자들이 한국의 고농도 미세먼지에 대한 중국 책임을 부인하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한국 국민의 반발을 산 바 있다.
김상균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위성센터장은 "지난해 12월 MOU를 체결할 때 한국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사업을 시작하자'고 촉구했다"며 "미국의 이번 사업 예산이 확정돼 프로젝트가 승인되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전했다.
김 센터장은 "국립환경과학원은 미국과 공조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중국 등 외국 대기오염 물질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자체적으로 측정·연구·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립환경과학원과 NASA는 2016년 제1차 KORUS-AQ를 시행했다.
조사 결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측정한 미세먼지는 국내 요인이 52%, 국외 요인이 48%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외 영향은 중국 내륙 34%(산둥 22%·북경 7%·상해 5%), 북한 9%, 기타 6%로 분석됐다.
다만, 조사가 이뤄진 5∼6월은 중국 영향이 크지 않은 시점이어서 난방 수요가 많고 서쪽에서 바람이 많이 부는 겨울에는 중국 요인이 34%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