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사, 단협 재협상 '산 넘어 산'

노조, 40일 휴무 새 단협 카드 제시하며
임금 70% 유급 보장 주장…회사, 50% 유급 지급 고수

노사 단협 갈등 속 회사가 노조 간부 고소…노사 갈등 골 깊어져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금호타이어 노사 간 단체협상(단협) 잠정 합의안이 70%가 넘는 노조원의 반발로 부결된 가운데 재협상도 산 넘어 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협 부결 뒤 금호타이어 노조는 부결 원인인 여유 인력 전환 배치 대신 사측과 의견이 오갔던 공장 유급 휴무 카드를 들고 나왔는데 유급 지급 비율을 놓고 노사 간 견해차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 13차 단체협상에서 노조 측은 애초 노사 잠정 합의안인 공장 가동률 저하에 따른 인력 전환배치가 부결됨에 따라 연간 40일 공장 유급 휴무를 제시하고 유급 지급 비율을 통상임금의 70%로 하자며 단협안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 측은 사 측이 중국 법인의 적자를 국내 법인으로 메우는 데 따른 경영상 어려움이 발생해 공장 휴무 시 귀책 사유가 있는 만큼 근로기준법에 따라 통상임금을 적용해 공장 휴무 시 근로자에게 통상임금의 70%를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사 측은 연간 40일 공장 휴무 시 전체 유급으로 하고 유급 지급 비율을 통상임금의 50%로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타이어 주문량 감소로 3월 공장 가동률이 70%까지 하락하고 있어 이로 인해 공장 휴무를 노사 합의로 하는 상황이어서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 측은 지난해에도 노조 측과 합의를 통해 40일 공장 휴무를 하며 20일은 무급 나머지 20일은 유급으로 하되 통상임금의 50%를 지급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 노사는 오는 12일, 14차 교섭에서 재교섭의 최대 핵심 쟁점인 연간 40일 공장 휴무에 따른 통상임금의 유급 지급 비율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금호타이어 측은 노조 간부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해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금호타이어 측은 노조 간부를 5일 오후 노조원 30여 명을 상대로 재협상 안건에 관해 설명하며 근무를 시작해야 할 시간까지 넘겨 진행해 업무를 방해했다며 고소 이유를 밝혔다.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재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노사 간 고소전까지 발생하면서 노사 재협상의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한편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는 지난 1월 29일 노사가 합의한 단체교섭 잠정합의안을 놓고 2월 13일 광주와 곡성을 비롯한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했으나 노조원 74.7%가 반대해 부결됐다.

잠정 합의안 부결은 사측이 타이어 생산물량 감소에 따른 정리해고와 강제퇴직을 하지 않기로 하고 제시한 '인원 전환배치'에 대해 노조가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데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측은 생산물량 감소로 올해 광주·곡성·평택공장 등에서 하루 186명의 여유 인력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공장별로 발생되는 여유 인력을 생산라인 가동률에 맞춰 탄력적으로 전환 배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지금까지 뿌리내리고 살아온 지역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배치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커 부결이 예상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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