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폐지된 '돌발영상'이 부활한 지 3개월이 됐다. 막상 복귀할 때는 "잘 될까" 우려도 했지만 시작하니 최근 YTN 유튜브 구독자가 100만명이 넘긴 일등공신이라 게 제작진 설명이다.
최근 상암동에서 만난 김하나 PD는 "내부에서는 '돌발영상'을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지금도 한다"며 "결과적으로 잘됐어도 진부하다는 시각도 있기 때문"이라고 솔직한 고민을 털어놨다.
"10년 전에는 우리 자막과 효과음, 편집이 튀었지만 지금은 다른 채널에서도 재밌게 가공할 콘텐츠가 많죠. 지금 보면 '돌발영상'이 '올드'할 수 있어요. 좀 더 자극적으로 만들고 싶은 유혹도 있지만, 초심대로 '품위 있는 풍자'를 하자는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전 연령층이 쉽게 이해하게끔 요즘 트렌드에는 조금 느린 것 같아도 자막이나 화면 전환 속도에 여유를 둔다고도 김 PD는 강조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대에 폐지된 '돌발영상'은 복귀 첫 에피소드로 이 전 대통령을 내세워 화제가 됐다. 제목부터 '선견지명박', 자원외교 논란 이슈를 다뤘다.
김 PD는 "의도가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이 전 대통령 때문에 없어진 프로그램인 만큼 그가 10년간 우리 사회에 끼친 영향에 대해 보여주며 프로그램 부활을 알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반대로 현 여당 인사들, 그리고 청와대와 정부 인사들까지도 타깃이 될 수 있느냐고 묻자 김 PD는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돌발영상' 제1원칙은 기계적 중립에서 벗어나자는 것입니다. 매일같이 모든 정당, 청와대와 각 부처 회의를 모니터링해요. 발언자뿐 아니라 청중의 작은 반응까지 잡아내고요. 풍자 거리가 있다면 성역 없이 다룹니다. 초반 청와대를 중심으로 해보자는 목소리도 있었는데, 괜히 역으로 홍보처럼 비칠까 신중하게 다룹니다."
기업인이나 문화계 등까지 다뤄볼 생각은 없느냐는 물음에는 "공적인 영역을 넘어가면 명예훼손 소지가 될 수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한다"고 답했다.
'돌발영상'은 해직됐다가 최근 10년 만에 복귀한 노종면 앵커가 탄생시킨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현재도 노 앵커가 진행하는 '더뉴스' 내 코너 중 하나다.
김 PD는 "노 앵커 대표작이었던 과거 '돌발영상'을 보면서 초심을 되찾으려 늘 노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