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우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김진태 의원 등 양자대결로 선거가 치러질 수 있어 향후 당 대표 '정통성' 문제 등 파장이 예상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홍준표 전 대표 등 당권주자 6명은 10일 회동에서 전대를 2주 이상 연기하지 않을 경우, 오는 12일 후보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를 제외한 오 전 시장과 심재철·정우택·주호영‧안상수 의원 등 5명 당권주자들은 이날 오전 여의도 소재 한 호텔에서 만나 이같은 내용의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회동에 불참한 홍 전 대표는 전화통화로 동의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들은 공동 입장문에서 "2·27 전대는 2주 이상 연기돼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12일에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장소 확보가 문제라면 여의도공원 등 야외라도 무방하다"고 주장했다. 당 대표 후보 등록은 오는 1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일부 당권주자들의 '보이콧' 공동전선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와 선관위는 '연기 불가'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당 선관위는 이날 오후 별도 보도자료를 통해 미북정상회담으로 인한 영향을 이유로 연기하는 것은 공당의 자세가 아닐뿐더러 중앙선관위에 선거 위탁 등 실무적인 부분에서도 연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6명 당권주자들이 주장한 '야외 선거'는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대 연기'를 둘러싸고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최악의 경우엔 황 전 총리와 김 의원의 양자대결로 귀결, 전대가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초 황 전 총리를 포함 오 전 시장과 홍 전 대표 등 대선주자들이 당권 레이스에 뛰어들면서 '과열 양상'을 우려했던 것에 비하면 상황이 180도 변한 셈이다.
사실상 대세론을 형성한 황 전 총리가 치열한 경쟁 없이 당 대표로 선출될 경우 향후 '정통성'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올 연말을 전후로 보수진영 정계개편이 발생할 경우, 강력한 당 장악력이 없는 상태에서 내부 반발과 외부 세력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비박계 초선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황에서 "외부요인 때문에 전대를 바꾸는 등 휘둘리다가 진짜 3월에 김정은 답방을 만나면 어쩔거냐"면서 "그때 가서 또 일정을 옮기면 그야말로 공당이 우스운 꼴이 될 것"이라며 기존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박계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미북회담이 워낙 큰 행사인 걸 감안하면 전대 날짜를 좀 조정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그래도 제1야당의 대표를 뽑는 행사인데, 미북회담 때문에 국민들이 눈길도 안주는 행사로 치를 순 없잖냐"고 말했다.
한편, 후보등록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일부 당권주자들을 설득해 전대 참여를 끌어낼 가능성도 있다. 특히 당권주자 6명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상황이라 일부 후보들은 TV토론 대폭 확대 등 일정 조건이 변경될 경우 전대에 합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대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대 날짜는 원칙이 흔들리면 당의 국민적 신뢰가 훼손되기에 변경이 어렵지만, 나머지 부분은 협상의 여지가 있다"며 "토론회 확대는 이미 유튜브 등 여러 채널과 합동 토론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