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진태(5.18 기념 재단 상임이사)
어제 자유한국당이 넉 달이나 결정을 미뤄왔던 5.18 진상 조사 위원 추천을 완료했습니다. 권태오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특수작전처장 그리고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 그리고 차기환 전 수원지법 판사가 추천이 됐는데요. 한때 거론됐던 극우 인사 지만원 씨 빠졌습니다. 5.18 진압군의 대대장 출신 인사도 빠졌습니다. 하지만 5.18 단체들은 ‘선정된 3명의 인물들도 적합하지 않다. 문제가 많다.’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어제는 자유한국당 항의 방문도 있었죠. 들어보겠습니다. 5.18 재단 조진태 상임 이사 연결을 해 보죠. 조 이사님, 안녕하세요?
◆ 조진태>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어제 5월 어머님들이 자유한국당 항의 방문 갔다 오셨다고 들었어요.
◆ 조진태> 네, 그랬죠.
◇ 김현정> 나경원 원내 대표실 앞에서 울부짖으면서 기다리시는 것까지는 제가 사진을 봤는데 결국은 나 원내 대표 만나셨습니까?
◆ 조진태> 못 만났죠. 5월 어머니들은 지난 금요일 국회 앞에서 진상 조사 위원 추천을 요구하는 그런 농성을 진행했었습니다.
◇ 김현정> 빨리 추천해라.
◆ 조진태> 그렇죠. 그동안에 지난 9월에 시행령이 공포된 이후로 4개월이 지나도록 전혀 위원 추천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분노가 가득 찼던 겁니다. 그래서 더 이상 늦출 수도 없어서 5월 어머님들이 먼저 국회에 방문해서 입장을 밝힌 거고요. 월요일에는 5.18 기념 재단 이사장을 비롯해서 5월 단체 대표들이 국회를 방문했고 거기에서 나경원 원내 대표를 만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나지 못했죠.
◇ 김현정> 끝까지 문을 열어주지 않은 거군요?
◆ 조진태> 일정을 핑계로 해서 나타나지 않았던 겁니다.
◇ 김현정> 그래서 결국 정양석 원내 수석 부대표가 찾아오신 분들을 만나긴 만났어요.
◆ 조진태> 5월 대표들이 2시간여 가까이 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더 이상 기다릴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죠. 그래서 일단 자리를 뜨려고 하는 그런 시점에 정양숙 원내 부대표가 나타났던 것이고요. 제가 볼 때는 방문한 우리들을 위한 진정성 있는 답변을 하기 위해 나타났던 것으로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어요.
◇ 김현정> 그때만 해도 3명이 결정되기 전이잖아요. 그렇죠?
◇ 김현정> 시점이 딱 겹쳤군요.
◆ 조진태> 네, 그랬어요.
◇ 김현정> 원래는 지만원 씨 절대 안 된다 해서 항의하러 가신 걸로 알고 있는데 지만원 씨는 빠졌고 다른 3명이 최종 결정이 됐습니다. 그래서 지만원 씨 빠졌으니까 그러면 만족 하시겠구나 했는데 이 3명 안 된다 입장을 내셨네요.
◆ 조진태> 그런데 사실 지만원 씨에 대해서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저희들은 생각하고 있었던 거죠. 왜냐하면 지만원 씨는 지금 현재 5.18에 대해서 명예를 훼손하고 폄훼한 사건 등으로 인해서 민사 소송에서 이미 배상 판결을 받은 상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현재는 명예 훼손 관련해서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이에요. 지만원 씨는 제가 볼 때 곧 구속될 사람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런 사람이 실제로 후보에 올랐었잖아요, 한국당 후보에.
◆ 조진태> 어이없는 일이죠. 자유한국당 전부라고 저는 보고 싶지는 않은데요. 지만원 씨를 거론한 일부 인사들, 도대체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이 대한민국의 어떤 정체성에 맞는 사고를 하는가. 그런 부분을 저는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 김현정> 그래서 지만원 씨는 안 될 거라고 생각을 하셨다는 건데.
◆ 조진태> 그렇죠.
◆ 조진태> 권태오 씨는 군 경력을 놓고 보니까 주특기가 작전 업무라는 거죠. 박근혜 정부 때 민주평통 사무처장을 하셨던데 주로 활동한 내용을 보니까 사드 배치 관련해서의 정당성을 여기저기 홍보하는 그런 활동을 좀 하셨던 분이더라고요. 전문성과 진상 규명 의지에 있어서 과연 납득할 만한가. 이런 의심이 들고요. 그리고 이동욱 씨는 96년도에 전두환, 노태우 씨를 재판 진행 과정에서 검찰이 수사 과정을 발표를 했었죠. 그때 내용들이 화염 방사기를 가지고 특전사가 광주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그런 기록들뿐만 아니라 탱크까지 투입됐었다고 하는 그런 내용들이 밝혀졌는데 그런 내용들 자체를 오보이자 과장이라고 하면서 5.18 진상 규명을 왜곡했던 그런 경력이 있는 사람이에요.
◇ 김현정> 지금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까 1996년 이동욱 씨가 월간조선 그때 기자였거든요. 월간조선 4월호에다가 지금 말씀하신 그런 부분들이 ‘오보 또는 과장이다’ 라고 쓴 기록이 있군요.
◆ 조진태> 그렇습니다. 그게 모두 사실로 밝혀졌지 않습니까?
◇ 김현정> ‘광주 사건 관련해서는 거의 모든 오보가 피해자 중심으로 쏠려 있다. 피해자 편을 들면 정의롭다는 생각에 이성을 잃은 결과다.’ 이렇게 적어놓은 게 있네요.
◆ 조진태> 그 기사 자체가 말하자면 시민들의 진실에 입각한 증언이나 이런 것들을 무조건 배제하겠다는 그런 의도의 글로 읽을 수밖에 없는 거죠.
◇ 김현정> 그래서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도 부적합하다. 그러면 차기환 판사는 어떻습니까?
◆ 조진태> 차기환 씨 역시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하신 분으로 알려져 있고요. 세월호 특조위 내에서 내내 세월호 진상 규명을 방해하는 데 앞장선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게다가 차기환 씨 역시 보면 5.18 관련해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고 하는 이 노래 자체가 국민적 정서에 맞지 않고 국가를 전복하기 위한 그런 노래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5.18 당시에 평화롭게 시위하던 시민에게 발포한 적이 없다. 이런 주장까지 한 바가 있어요. 그것은 다시 말하자면 21일 집단 발포 자체를 부정하는 이야기고요. 그런 사람인데 어떻게 5.18 진상 규명의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지금 국회 본회의에서 특별법 통과된 게 지난 9월인데 10월, 11월, 12월 네 달 동안 고민해서 뽑은 인사가 이 3명 아니에요.
◆ 조진태> 참나, 어처구니없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말씀을 듣고 보니까 국민 전체가 동의하기는 참 쉽지 않은 인사들로 3명. 왜 이렇게 나왔다고 생각하세요?
◆ 조진태> 자유한국당이 5.18 진상 규명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요. 오히려 박근혜 정부 때 세월호 사건을 말하자면 진상 규명을 덮거나 또는 진상 규명을 방해했던 그런 전례가 자꾸 떠올라요. 왜냐하면 세 분들 전부 다 보면 박근혜 정부에서 나름대로 세월호 사건하고도 연관이 있는 분들이에요. 두 분은 특히 그렇죠. 그런 측면을 볼 때.
◇ 김현정> 차기환 판사는 그런데 이동욱 기자도 그래요?
◆ 조진태> 세월호 진상 규명이 초미의 관심사일 때 이동욱 기자는 ‘연속변침’이라고 하는 굉장히 긴 책을 내서 세월호 침몰의 관점을 희석시키고 다른 방식으로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것을 유도하기 위한 그런 책을 낸 바가 있어요.
◇ 김현정> 이거 보니까 제가 찾아보니까 조갑제닷컴 출판사에서 나온 부제가 ‘거꾸로 쓴 세월호 전복, 구조, 침몰 보고서.’ 이런 게 있네요.
◆ 조진태> 그렇습니다. 그런 일에 앞장선 분이란 말이죠. 부적격입니다.
◇ 김현정> 지금 자유한국당에서는 ‘객관적으로 사실을 규명하고 국민 통합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이 세 사람이 적합하다.’ 이런 얘기를 하고 또 이런 얘기도 합니다. ‘5.18 진상 규명 조사 위원회 가동 자체에 대해서 동의 못 하는 국민들이 있다. 40년이나 지나간 일이고 오히려 지금에 와서 다시 돌이키는 게 사회 통합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 이런 주장에 대해서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조진태> 감사합니다.
◇ 김현정> 5.18 재단의 조진태 상임이사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