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4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탁 행정관이 지난 7일 사표를 제출했다"며 "11일부터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약 120분간 신년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신년기자회견까지 의전업무를 수행했던 탁 행정관이 바로 다음날부터 휴가에 들어간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사표는 수리되지 않았다"며 "노영민 비서실장이 사표를 수리 여부를 판단하고 문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탁 행정관은 지난해 6월에도 사의를 표한 바 있다.
당시 탁 행정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맞지도 않는 옷을 너무 오래 입었고, 편치 않은 길을 너무 많이 걸었다"며 사퇴를 시사했다.
또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사직 의사를 처음 밝힌 것은 지난 평양 공연 이후"라며 "5·18부터 평양 공연까지로 충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임종석 비서실장은 "가을에 남북정상회담 등 중요한 행사가 많으니 그때까지만이라도 일을 해달라"는 말과 함께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며 만류했다.
공연기획 전문가인 탁 행정관은 지난 2017년 대선 때 문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 토크콘서트 등 행사를 주도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임명된 그는 대규모 국가 기념식 등에서 탁월한 기획 역량을 발휘하며 문재인 정부의 메시지를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지난 2016년 대표직을 내려놓고 네팔로 트래킹을 떠났을 때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과 동행했을 정도로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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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김종천 전 의전비서관 후임으로 승진임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청와대는 현재 해당 비서관 자리를 공석으로 남겨둔 상태다.
탁 행정관은 과거 자신의 저서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을 수차례 한 것으로 확인돼 '왜곡된 성 의식' 논란에 휩싸였고, 여성단체는 물론 여당 내에서도 사퇴요구가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