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에 앉아서 아메리칸 식으로…더욱 세련된 김정은 신년사

단상에서 청중 대상으로 발표하던 예년 신년사에서 벗어나
편안한 느낌의 집무실에서 발표한 것으로 보여
뒤쪽에는 할아버지, 아버지 사진 배치

조선중앙TV는 1일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예전과 달리 올해는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019년 신년사는 형식에서 예년의 신년사 발표와는 확연한 차별성을 보이면서 한층 세련되고 파격적인 면을 선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1일 오전 9시부터 32분간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송됐다. 조선중앙TV는 8시 40분과 50분쯤 두 차례에 걸쳐 김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예고 방송을 했다.

김 위원장 신년사 중계는 새해를 알리는 은은한 종소리가 울리고 시계가 0시를 가리키자 그래픽으로 처리된 것으로 보이는 조선노동당사 전경이 원거리에서 근거리로 클로즈업 되는 장면부터 시작됐다.

양복차림의 김 위원장은 신년사 문건으로 보이는 두툼한 서류를 들고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집무실 앞에서 기다리던 김여정 당 제1 부부장과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조용원 당 부부장의 안내를 받아 신년사 발표장에 입장했다.

김 위원장은 웅장한 규모의 회의장에서 당·군·정 간부들이 운집한 가운데 단상에서 연설하던 예전과 달리 집무실로 보이는 곳에서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 위원장 양 옆에는 인공기와 노동당기를 나란히 배치했고 뒤쪽 벽에는 글을 쓰는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서류를 읽고 있는 모습의 김정일 위원장의 사진이 좌우로 걸려 있었다. 김 위원장의 바라보면서 왼쪽벽에는 장서들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


신년사 발표하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북한 조선중앙tv 화면)
권위적인 모습보다는 마치 '아메리칸 스타일'을 연상시키면서 편안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인민복이 아닌 짙은 남색 계열의 양복에 흰 와이셔츠, 파란색 넥타이 코디도 다른 나라의 지도자들과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줬다.

김 위원장은 30분에 걸친 신년사를 원고를 보지 않고 상대방에게 얘기하듯이 전했는데 카메라 앵글이 잡히지 않는 곳곳에 프롬프터를 설치해 놓은 것으로 보였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해매다 진화를 거듭해 왔다. 김일성 주석 사후, 김정은 국방위원장 집권시절에 북한에서는 집권자가 직접 발표하는 신년사가 사라지고 공동사설 형식으로 한 해의 대내외 정책 등을 발표했다.

그러다가 2013년부터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직접 발표하기 시작했는데 첫해에는 단상에 있는 원고를 거의 읽어 내려가는 장면에서 경직되고 긴장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변화와 발전을 추구했다. 2016년 신년사에서는 검은 뿔테의 안경에 스트라이프 문양이 들어간 인민복 차림을 하고 나오면서 이미지에 상당한 신경을 썼음을 가늠케 했다.

이어 2017년 신년사 때는 처음으로 양복을 입고 나오면서 보다 중후해지고 안정된 느낌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그리고 지난해 2018년 신년사 발표 때는 은색 양복에 은색 넥타이를 매고 나오는 등 더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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