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프라하 시내에 있는 모 호텔에서 열린 바비쉬 총리와의 면담에서 "한국은 현재 24기원 원전을 운영 중이고, 지난 40년간 원전을 운영하면서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며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의 경우도 사막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도 비용 추가없이 공기를 완벽하게 맞췄다"고 말했다.
한국이 건설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호기가 올해 초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점을 상기시키면서 한국 기업들의 원전 건설 기술력과 안전성을 강조한 셈이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프라하 현지에서 브리핑을 열고 "문 대통령은 체코 정부가 향후 원전건설을 추진하기로 결정할 경우, 우수한 기술력과 운영, 관리 경험을 보유한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바비쉬 총리는 "예정보다 (건설이) 지연되고 있는 다른 나라의 원전 건설 사례들을 잘 알고 있고, 우리도 준비가 아직 마무리되지 못했다"면서도 "UAE 바라카 원전사업의 성공 사례를 잘 알고 있다. 한국은 원전 안전성에 관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추후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체코는 내년 말쯤 두코바니와 테멜린 지역에 1000MW급 원전을 1~2기 건설할 예정인데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현재 체코 원전 수주전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러시아, 프랑스, 일본, 미국 등이 뛰어들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원전 건설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의 우수성과 원전 운영 안전성, 가격 경쟁력 등을 적극적으로 전달하면서 내년으로 예상되는 체코 정부의 원전 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원전 건설 기술을 보유한 다른 나라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물밑에서 조용히 수주전에 뛰어든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회담에서) 바비쉬 총리의 언급을 다 말씀드릴 수 없다"며 "바비쉬 총리의 여러가지 평가도 있었지만 굳이 말씀드리지 않는 이유는 (우리 정부가) 이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나름의 전략도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바비쉬 총리 사이에는 원전 사업과 관련해 상당한 이해가 형성돼 있다는 것은 말씀드릴 수 있다"며 이날 회담에 소기의 성과가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