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8년 11월 21일 (수)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 이사장(중앙홀딩스 회장)
◇ 정관용> 얼마 전에 중앙일보, JTBC 회장을 같이 맡고 계셨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지금 중앙일보와 JTBC의 논조는 정말 많이 다르잖아요. 두 회사 모두의 회장을 같이 맡으시면서 머리가 어지럽지 않으셨어요.
◆ 홍석현> 전혀 어지럽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 경영 철학이기도 하고. 중앙일보는 50년이 넘는 회사이고 이제 JTBC는 한 5~6년 됐죠. 그렇기 때문에 그 문화라는 게 이제 중앙일보는 50년간 쌓여온 어떤 문화가 큰 관성을 갖고 움직이는 것이죠.
그러니까 이제 제가 있기 전에 여러 다른 분들, 제 선친도 계셨고 JTBC는 또 중앙일보 편집국 출신을 중심으로 했지만 외인부대들이 많이 들어왔죠. 또 상징적으로 또 손석희, 우리 교수님도 친분이 있겠지만 손석희 사장이 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제가 인위적으로 어떤 방향을 설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제 그런 문화가 형성이 되고 있죠.
◇ 정관용> 각자 문화대로 가도록.
◆ 홍석현> 문화대로 가도록. 그리고 언론의 정도를 가는 것만 제가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 정관용> 조금 더 나가보면 조선일보가 TV조선을 만들고 채널A, 동아일보가 채널A를 만든 것과 중앙일보가 JTBC를 만든 것은 저는 의도 자체에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그동안 JTBC에 투자된 것도 TV조선, 채널A에 비해서 몇 배나 많고 주요 편성을 봐도 TV조선, 채널A 방송국의 이미지 모습과 JTBC가 추구하는 모습은 다르다고 보여지거든요. 처음 JTBC 이걸 만들어야 하겠다라는 생각을 하셨을 때 어떤 의도로 만드신 겁니까?
◆ 홍석현> 저한테 사실 이런 기회가 오리라고는 상상을 못했죠. 정치 상황이 바뀌어서 이제 새로운 방송의 라이센스를 주게 됐잖아요. 저는 이제 그때 어떤 생각을 처음에 했느냐 하면 제가 방송을 하게 된다면 제대로 하겠다. 제대로 한다는 것은 많은 방송 중에 하나가 아니라 메이저로 부상시킬 수 있는 방송을 하겠다.
◇ 정관용> 옛날 뺐겼던 TBC 그거 아닙니까?
◆ 홍석현> 그거에 대한 감정이라고 그럴까요. 윗 때로부터의 남겨진 어떤 사명. 기회가 올지 안 올지는 몰랐지만 한다면 TBC가 누렸던 그런 위상을 만들고 싶다. 만들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 의도로 만드셨다. 지금 잘 가고 있나요, JTBC?
◆ 홍석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이제 빠른 시일 안에 그런 위상을 갖게 됐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게 이제 말하자면 촛불 그다음에 이제 탄핵 이러한 정치적 흐름이 어떻게 보면 그런 것을 가속화시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홍석현> 전혀 다른 건 아니고 상당히 다른 방향이 될 수도 있겠다 하는 건 제가 예상을 했었죠. 저는 그거죠. 이제 제대로 된 방송을 만들겠다는 제 마음속의 소망의 반영인데. 모든 건 사람이 만들잖아요. 정말 보도 부문에서 제일 빠른 시일 안에 일류 보도국을 만들어 줄 사람이 누구냐. 저랑 생각이 같은 사람을 찾은 게 아니라.
그리고 저는 손 앵커는 사실 몇 차례 눈여겨볼 기회가 있었어요. 신문에 쓴 칼럼도 봤고. 또 제가 어려움을 당했을 때 저를 향해서 취재하려는 그 집요함도. 제가 대사로 있을 때 그것도 봤고 또 주변의 평판을 제가 다 들었죠. 그래서 제가 중앙일보랑 똑같은 논조의 방송을 만들겠다고 생각했으면 영입할 생각을 못했겠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 홍석현> 그렇지만 그분이 갖고 있는 상징성하고 일류의식. 또 방송에 대한 프로패셔널리즘. 이런 것을 사서 어렵게 영입을 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그 효과가 JTBC가 위상을 높이는 데도 긍정적 기여를 했지만 중앙일보와 또 상당히 어떤 면에서 많이 다른 논조의 유력 방송국이 하나 생기면서 한국 언론 지형의 큰 변화를 또 가져온 것도 있거든요. 그 점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 홍석현> 그것은 의도한 것보다는 훨씬 더 크게 빠르게 이렇게 언론 지형을 바꿨죠. JTBC에 대한 여러 가지 평가와 조사 그런 여기서 다시 제가 반복할 필요는 없겠지만 사실 여러 가지 긍정적인 요소가 많이 있었다고 보고. 또 두 언론사 간의 또 일부 약간의 갈등 요소도 생겨난 것도 사실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저는 우리 한국 언론도 이렇게 돼서는 안 돼. 이 정도 새로운 지형이 펼쳐져야 돼까지 염두에 두고 하신 줄 알았더니 그것까지는 아니군요.
◆ 홍석현> 그것까지는 아니고요. 다만 방송을 좀 제대로 된, 특히 여태까지 방송이 보도라는 게 말이에요. 여러 가지 견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독립성, 비편파성 이런 점에서는 조금.
◇ 정관용> 점수가 낮죠?
◆ 홍석현> 그렇게 이야기할 면이 좀 있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KBS, MBC, SBS도 한때는 다 휘둘렸죠. 사실 독립적 언론 하면 사실 CBS밖에 없죠. (웃음)
◆ 홍석현> 그렇습니까? (웃음) 그래서 사실 제 주변의 친구들은 많이들 불편해합니다, JTBC에 대해서. 보수가 많으니까.
◇ 정관용> 친구 관계 다 떨어져 나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 홍석현> 제법 떨어졌어요, 솔직히.
◇ 정관용> 이재용 부회장 재판 과정에서 보니까 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 독대할 때 JTBC가 왜 그렇게 정부 비판하냐. 혹시 그때 정부로부터 막 압력 들어오지 않았었어요?
◆ 홍석현> 압력이 있었죠.
◇ 정관용> 홍 회장한테도 직접?
◆ 홍석현> 저한테 직접은 이제 우리 이재용 부회장이 두 번 전했고. 그다음에 제 주변의 사람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는 제가 바보가 아니니까. 느낄 수 있게끔 많이 있었고요. 그다음에 이제 제 주변에 있는 사업가들이 좀 많은 괴로움을 당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막 협박도 하던가요?
◆ 홍석현> 뭐 사실상의 압력이죠. 사실상의 압력. 다 제가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의 압력을 제가 느꼈는데. 제가 그건 어디다도 전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그냥 다 소화를 했지. 우리 저희 아들이 대표로 하고 아들한테도 이야기를 안 했어요. 왜냐하면.
◆ 홍석현> 혼자서 힘든 게 낫지. 여러 사람 마음 아픈 것보다는.
◇ 정관용> 정말 가짜뉴스, 음모론의 전형 중 하나입니다마는 촛불 국면 때 이런 얘기가 있었어요. 탄핵 반대 진영에서 박 대통령 탄핵하는 거 홍석현 대권주자 만들려고 JTBC가 나서서 주도하고 있다 이런 얘기도 들으셨죠?
◆ 홍석현> 들었습니다. 들었습니다.
◇ 정관용> 그때 느낌이 어떠셨어요?
◆ 홍석현> 그야말로 가짜뉴스인데요. 가짜뉴스를 뭐 다 전해 주지는 않는 것 같아요. 친구들이. 가끔 전해 오는 거 보면 이런 무슨 정치 문제를 떠나서 남북 문제에 제가 관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참 어마어마한 가짜뉴스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참 이런 것은 무슨 꼭 저한테 개인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사실 가짜뉴스의 피해를 보고 있지 않습니까? 이건 전 세계적으로.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무쪼록 이제 우리 언론 지형의 변화를 가져오신 그동안의 어떤 역할까지 저희가 좀 확인하고 들어봤습니다마는 보다 더 크고 중요한 이 한반도 문제에서 좋은 계기가 좀 만들어지고 홍 회장의 어떤 조언과 제안들을 여러 곳에서 좀 들어서 움직여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고요.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얘기들은 아까 좀 많이 했으니까 문 대통령한테 마지막 한 말씀, 자유한국당한테 마지막 한말씀.
◆ 홍석현> 제가 뭐 문 대통령이나 또는 자유한국당에 이렇게 말을 할 위치에 있나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 홍석현> 문 대통령께서는 지금까지 저는 정말 온몸을 던져서 남북 교류와 또 북미,비핵화 진전을 위해서 열심히 하고 계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 노력의 반의 반이라도 야당이나 또 보수세력과 이렇게 소통을 해서.
◇ 정관용> 대화?
◆ 홍석현> 특히 저는 비핵화 평화 체제 구축이라는 게 문 대통령의 임기에 큰 진전을 이루기를 바라는 사람이고요. 그렇지만 다음 정권 다 다음 정권까지 넘어갈 수 있는 과제이기 때문에. 보수와 진보가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노력을 좀 더 해 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 정관용> 자유한국당 보수진영에 대해서는.
◆ 홍석현> 자유한국당도 똑같은 논리로. 3년 후에 집권을 할 수도 있는 거고 또 야당의 역할을 훌륭하게 하기 위해서는 특히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건 공동의 목표 아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굿 캅, 배드 캅 이론이 있지만 배드 캅 역할을 좀 잘 해서 국제사회나 또는 평양에서 그 목소리에 좀 뜨끔할 수 있는 그런 목소리를 좀 내주셨으면 하는 그런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 정관용>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 홍석현 이사장이었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홍석현> 감사합니다. 그런데 역시 까칠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