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스타와 마주보며 대화"…SKT, 화면 달린 AI 스피커 내년 CES서 공개

좋아하는 아이돌 AI 비서로…"홀로그램 디지털 콘서트 가능"
아마존·구글·페북 '보는 AI 스피커' 출시…"SKT, 기술력·한류 콘텐츠 글로벌 확장"

소녀시대, 레드벨벳 등 인기 한류 아이돌 멤버와 마주보며 대화하는 인공지능(AI) 스피커가 내년 초 선보일 예정이다.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SK텔레콤의 AI 스피커를 통해서다.

17일 IT 및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CES)에서 디스플레이가 달린 AI 스피커를 공개한다.

디스플레이가 달린 SK텔레콤의 AI 스피커는 SM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대형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이 AI 음성 비서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을 두고 개발 및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1월 SM, JYP, 빅히트 등과 음악 사업 협약을 맺었다. SK텔레콤은 자사의 기술력에다 한류 열풍 주역인 빅 엔터 3사와 손을 맞잡고 국내에 머물던 AI 스피커 점유율을 해외로 늘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이용자들은 좋아하는 연예인을 선택, 디스플레이를 통해 마주 보며 대화하거나 이들이 직접 출연하는 풍성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현재 AI '누구'를 실행할 때 "아리야"라고 부르는 대신, 소녀시대 태연이나 레드벨벳 웬디를 불러 "오늘 날씨 알려줘", "분위기 좋은 음악 들려줘" 등의 음성 명령을 하면, 이들이 화면에 나타나 관련 정보를 제공받는 방식을 두고 개발중에 있다.

"잘자", "고마워", "심심해" 같은 감정 표현이나 인사말도 좋아하는 연예인을 선정해 대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즉, 현재 SK텔레콤 AI 스피커 누구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에 한류 연예인 및 콘텐츠가 음성뿐만 아니라 영상으로도 추가된다고 보면 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 스피커에 탑재될 구체적인 디스플레이 크기나 스펙이 결정된 건 아니다"라면서도 "콘텐츠 협업 방향은 맞고 이를 바탕으로 엔터사와 개발중에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 미디어 기술로 꼽히는 홀로그램과 AI 아바타 등을 기반으로 한 한류 콘텐츠도 구상중이다. SK텔레콤이 지난 8월 24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고(故) 최종현 회장의 20주기 추모 행사에서 생전에 최종현 선대회장의 모습을 홀로그램 영상으로 재현한 것과 같은 방식이다.

앞서, 올해 초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8'에서 SK텔레콤은 아이돌 가수와 닮은 실사형 AI 아바타와 마주 보고 대화할 수 있는 '홀로박스(HoloBox)'를 공개한 바 있다. 고 최 회장의 홀로그램은 이의 연장 선상이다.

이는 SK텔레콤의 AI 기술을 통해 홀로그램 영상과 음성으로 구현한 것으로, 이동 가능한 SK텔레콤의 AI 스피커에 좋아하는 연예인, 혹은 가족과 닮은 AI 아바타를 담아 마주 보며 대화 가능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제휴 중인 엔터테인먼트사와 협력해 AI 스피커를 통한 연예인과의 대화뿐만 아니라 한류 가수들의 디지털 콘서트 같은 콘텐츠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이 AI 스피커에 화면을 달아 출시하려는 이유는 동영상 및 이미지 기반의 '보는 AI 스피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지난 9월 화면이 달린 AI 스피커 '에코쇼' 2세대 모델을 공개했다. 7인치 화면을 달았던 1세대 모델에 비해 10인치로 화면을 키웠다. 구글도 한 달 뒤, 7인치 디스플레이가 달린 '구글 홈 허브'를 선보였다. 구글 지도나 날씨 등을 카드 형식으로 보는 기능을 넣었다.

레노버도 같은 달 '스마트 디스플레이 10'을 공개했다. 아예 이름에서 '스피커'를 빼고 '디스플레이'를 넣었다. 유튜브 영상을 즐길 수 있고, 구글 듀오로 화상통화도 가능하다. 페이스북도 디스플레이형 AI 스피커 '채널'을 판매 중이다.

AI 스피커에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면 향후, 쇼핑이나 배달 주문, 은행·금융 서비스 등에서도 소비자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은 물건을 눈으로 직접 본 뒤 구매할 수 있고, 주문 배달 위치, 또 결제 명세과 잔액 확인, 주식 거래 등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누구'의 기술 고도화 및 서비스 개편 작업도 진행 중이다. AI 비서가 먼저 "출근할 시간이에요, 혈압 약 먹을 시간이에요" 등 말을 건네는 방식으로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예를 들어, 가스밸브가 장시간 열려 있으면, 홈 IoT와 연동된 '누구'가 먼저 "가스밸브가 계속 켜져 있어요"라고 안내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면 부엌에 경고등을 표시하면서 이용자에게 알려줄 수 있다. 주요 일정이나 해야 할 일을 사전에 알려주는 형태가 되면 건망증으로 고생하는 어르신들에게도 유용할 전망이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고도화된 AI 스피커에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면 활용 가능한 영역이 무한하게 늘어날 수 있고, SK텔레콤은 기술력에 콘텐츠까지 갖춰진 만큼 글로벌 AI 스피커 시장을 선점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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