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는 7일 오전 11시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서울북부저유소)의 440리터가 담긴 휘발유 탱크 1동에서 났다.
저유고 폭발 현장 바로 앞에서 LPG 주유소를 하는 선모(63)씨는 "대형 버스나 트럭의 바퀴가 '펑'하고 터지는 것 같았다"고 당시 순간을 전했다.
그는 "폭발음이 너무 커서 바로 앞에서 자동차 사고가 난 줄 알았다"며 "불안해서 LPG가스통을 확인하러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고 순간의 충격은 몸으로도 느껴질 정도였다. 주유소 인근에서 애견샵을 운영하는 김모씨 또한 "누군가 문을 발로 찬듯이 문이 흔들렸다"며 "두번에 소리와 함께 몸에 진동이 느껴졌을 정도"라고 묘사했다.
주민들은 혹시나 불이 다른 저유고로 번질까봐 공포심을 감추지 못했다. 불이 더 커질 경우 인근 주요소와 재활용 폐기장으로 번져 인명피해를 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저유소와 가게 사이에 재활용 폐기장도 있다"며 "혹시라도 번지면 가게도 옮겨 붙을 수 있다. 벌써부터 고객들로부터 '피하라'고 전화가 오고 있다"고 했다.
LPG 주유소 사장은 오전부터 혹시 가스 저장고에 불이 붙을까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선씨는 "만약을 대비해 뛰어가서 가스벨브를 잠그기 위해 비상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씨는 사고 원인으로 최근 시작된 인근 고속도로 발파작업을 지목하기도 했다.
그는 "서문간 고속도로를 인근에서 발파 작업을 한다"며 "한 20일 정도 됐다. 화재 현장에서 바로 위로 인접지역이기에 의심을 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가 그 주변에 사는데 하루 4번씩 발파작업을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소방당국과 경찰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화재 원인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2km 이내 지역에서 고속도로 공사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부분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합동조사시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7시간 넘게 지속된 불기둥에 새까만 연기가 서울 가양대교 인근에서부터 관측될 정도였다. 현재 오후 6시 이후에도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고있다.
소방당국과 송유관공사 측은 기름을 빼내는 배유 작업과 동시 불이 밖으로 번지지 않도록 진압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화재 현장 상공에는 화재 진압을 위해 헬기가 수시로 액체를 뿌리며 불이 인근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 있다.어느 정도 불길이 잦아들면, 특수 거품 액체를 뿌려 불을 잡을 계획이다.
앞서 고양시는 이날 낮 12시 35분쯤 긴급재난문자를 보내고, 현장 인근 주민에게 안전 유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