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시민환경단체들은 물론, 개발예정지 주변 주민들까지 반발하면서 주택공급을 확대하려는 정부정책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방안'을 통해 서울시 구 성동구치소 지역을 비롯 경기도 광명 하안2, 의왕 청계2, 성남 신촌, 시흥 하중, 의정부 우정 등에 신규 공공택지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발표 직후 서울 송파 주민들은 '성동구치소 졸속개발 결사 반대위원회'를 구성하고, 신규 택지 조성에 대한 반대성명을 발표한데 이어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주민 의견을 수렴중이다.
'수도권 집값을 잡자'는 취지의 9.21 부동산대책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지자체는 경기 광명시로, 30일 현재 광명시는 정부 정책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광명시는 보도자료를 내고 "국토부가 광명 하안2지구를 신규 택지개발지구로 지정한 것은 자치권 침해"라며 "밀어붙이기식 국책사업은 서민 주거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교통난과 서울의 '베드타운'이란 오명을 남길 것"이라고 표명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광명 하안2지구의 택지개발지구 지정과 관련, 주민과 영세 소상공인의 생계 문제가 직결된다는 점을 포함해 미흡한 교통대책, 광명 뉴타운 침체, 하안동 기존 시가지의 슬럼화 우려, 신혼부부·청년 일자리 창출 대안 부족 등을 반대의 이유로 내세웠다.
이처럼 지자체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시민환경단체들도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며 그린벨트를 풀어 신도시를 조성하는 방식의 정부 정책를 비난하고 있다.
시민환경단체인 환경정의는 9.21 부동산대책이 발표되고 나서 '집값 안정을 위한다고 하지만 너무 나간 정부의 부동산 개발대책'이란 성명서를 냈다.
환경정의 관계자는 "정부가 그린벨트를 해제해 만든 신도시들이 과연 성공했는지 모르겠다. 대부분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사례밖에 없다"며 "지금도 수도권으로의 인구 과밀이 심각한데 이번 부동산대책으로 또 다시 수도권으로의 인구집중을 부추기는 구시대적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지자체에 질의서를 넣으면서 모니터링하고, 각 정당측에는 입장을 명확히 해달라는 요청서를 보냈다"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는 면담 신청을 해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개발예정지 주변의 상당수 주민들 역시 신규 개발지구가 조성되면 오히려 본인들의 거주지를 황폐화 시킬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실제 신규 개발지구로 지정된 의왕 청계2지구 맞은편의 청계1지구 주민들은 정부대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청계1지구 주민 김모(43)씨는 "청계2지구처럼 주변이 개발되면 좋지만 청계1은 이미 편의시설도 부족하고 낙후된 지역인데 더욱 슬럼화돼 갈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집값도 떨어지고, 잘 사는 사람들은 모두 청계2로 넘어가 결국 청계1은 '유령도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형성되는 이유에 대해 '집값'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부동산114 김은진 리서치팀장은 "특히 경기도권이 현재 공급(입주)물량이 많은데, 신규 공급이 대규모로 이뤄지면 기존 집값이 하락할 우려가 있으니 그것이 작용하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공공택지의 경우 저렴한 분양가격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보니 '우리 집값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반대여론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