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인 국제대회의 특성상 화끈한 리드가 상대 기를 확실하게 누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승 경쟁을 벌일 일본과 대만보다 확실한 우위에 있는 타선의 강력함으로 기세를 살려야 한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19일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대표팀 훈련에서 일본과 대만의 전력에 대해 경계했다. 그러면서 타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본통'인 선 감독은 "일본이 사회인 야구 선수들이라지만 투수 9명은 모두 프로 지명을 받을 만한 선수"라면서 "일본이 우리와 붙어도 5점 이상 내주지 않을 만한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이 아키오 일본 감독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파워와 스피드로는 한국을 이길 수 없으니 투수를 중심으로 짠물 야구를 펼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만은 상대적으로 타선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대만에 흐름을 내주기 전에 초반 확실한 우위를 잡아야 한다는 게 선 감독의 구상이다. 선 감독은 "대만 타선은 1번부터 5번까지 프로 선수라 폭발력이 있다"면서 "대만이 분위기를 타기 전에 초전박살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대표팀은 KBO 리그 최고의 타자들이 모여 있다. 그렇다면 일본 마운드를 부수고, 대만 타선을 압도할 최고의 조합은 어떻게 될까.
2번은 손아섭(롯데)이 유력하다. 소속팀에서도 2번으로 나설 때 타율이 3할5푼3리로 가장 좋았던 손아섭이다. 타율 3할4푼2리에 출루율 4할7리 15도루까지 대표팀 테이블 세터로 적합하다.
대표팀 3번은 주장 김현수(LG)의 자리다. 올해 타율 3위(3할6푼4리)에 타점(101개)과 안타(164개), 2루타(39개) 1위가 말해주듯 찬스에 강한 리그 최고의 중장거리 타자다. 10년 이상 대표팀 경험까지 선 감독은 "김현수가 대표팀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
4번은 2014년 인천 대회 주장 박병호(넥센)다. 2012년부터 KBO 최초의 홈런-타점왕을 이룬 박병호다. 올해도 부상으로 한 달을 결장했지만 홈런 2위(33개)에 장타율(7할4리), 출루율(4할5푼1리)에 오르며 존재감을 뽐낸다. 특히 힘에서는 리그 최강이다.
5번은 김재환(두산)이 지명타자로 맡을 가능성이 높다. 홈런(33개)과 장타율(6할5푼1리) 2위에 타점(99개) 3위로 박병호 못지 않은 거포다. 견고함까지 갖춘 김재환은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에서 리그 1위(5.65)다.
김하성과 황재균의 올해 능력치는 엇비슷하다. 김하성이 3할 타율(.303)에 17홈런 68타점, 황재균이 타율 2할8푼8리에 19홈런 67타점이다. 수비 부담 등을 고려해 양의지와 함께 7~9번 하위 타선을 이룰 전망이다.
백업 선수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2루 백업 자원 박민우(NC)는 타율 3할8리에 대타 타율이 5할7푼1리에 이른다. 논란의 후보 유격수 오지환(LG)은 타율(.277)이 다소 낮지만 득점권 타율은 3할5푼8리다.
박해민(삼성)은 도루 공동 1위(27개)에 리그 최고의 중견수 수비를 자랑한다. 백업 포수 이재원(SK)은 타율 3할3푼2리에 SK의 팀 평균자책점(ERA) 1위(4.55)의 공신이다. 대타와 대주자, 대수비 등 어느 상황이든 제 역할을 해줄 선수들이다.
3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야구. 과연 리그 최고 타자들이 우승 축포를 쏘아올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