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65년동안 긴장과 적대적 대결이 이어졌던 한반도에 올해 평화의 싹이 극적으로 움트기 시작했다.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정상회담으로 숨 가쁘게 이어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하기는 이르지만, 종전선언을 둘러싼 북미간의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종전선언은 말 그대로 선언이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행위다. 하지만 세계적 관심사인 만큼 정치적 선언이라고 해서 책임도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종전선언이 이뤄질 경우 군사적 옵션을 선택 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군사행동을 실행에 옮기던 안 옮기던 선택에서 제외되는 것은 협상력을 반감시킨다.
미국은 이런 점을 우려해 북한이 확실한 비핵화단계에 이르지 않는 이상 종전선언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남한에 대해서도 남북관계개선에 속도조절을 해 줄 것을 압박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협상 파트너인 외교부장관이 아니라 통일부 장관과 통화한 것은 이런 이유일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미사일 엔진시험장과 ICBM 조립시설을 해체하는등 비핵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물론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비핵화과정을 국제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이지는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비핵화의 과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합의사항 이행도 북한이 주도적으로 하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
65년전 체결된 정전협정의 서문에는 '최후적인 평화적 해결이 달성될 때까지 한국에서의 적대적 행위와 무장행동의 완전한 정지를 보장하는..'이라는 문구가 있다.
북미 정상은 두 나라가 한반도의 지속적, 안정적 평화체제 구축에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상호 신뢰가 바탕이 돼야한다. 누가 먼저 할 것인지 선후의 문제를 따지다보면 지금까지 번번히 실패한 북미관계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전협정 65주년인 오늘 미군의 유해는 돌아왔고, 미국도 뭔가 내놔야 할 입장에 놓였다. 한국의 중재 역할도 이럴 때 필요해 보인다.
낡고 불안정한 정전협정이 폐기되고 종착점인 한반도평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대승적인 결단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