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봐주기' 논란 전속고발권 폐지 물건너가나
공정위는 28일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방안 마련을 위한 1차 공개토론회를 열고 지난 3월 출범한 민·관합동 특별위원회가 그간 논의해온 공정거래법 개편 방안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개편안에서 단연 관심이 모아졌던 부분은 전속고발권 폐지 여부다. 전속고발권은 공정거래법 관련 사건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이 있는 경우에만 검찰이 공소제기를 할 수 있는 제도다.
전속고발권은 무분별한 고소.고발과 잦은 검.경 수사로 인한 기업활동 저해를 막기위해 도입됐지만 그동안 공정위가 고발권을 소극적으로 사용하며 대기업 봐주기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컸다. 이에따라 문 대통령도 대선기간 전속고발권 폐지를 공약했다.
하지만 특별위원회는 이날 개편안을 공개하며 전속고발권 폐지 보다는 유지.보완하는 쪽에 더 많은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전면폐지 △선별폐지 △보완.유지 등 3가지 방안이 논의됐고 보완.유지 의견이 선별폐지(경성담합을 포함한 중대한 위반행위에 대해 폐지) 의견보다 근소하게 많았다고 밝혔다. 전면폐지안에 대해서는 찬성의견이 없었다.
보완 유지의 주요 논거는 △전속고발제 폐지시 중복조사가 우려되고 △공정위의 고소고발 문제는 의무고발요청제 확대 등을 통해 보완이 가능하며 △경성담합도 경제분석이 요구되고 있어 형사집행을 우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등이었다.
이와 함께 담합행위를 한 기업이 자진신고를 할 경우 처벌을 경감하거나 면제하는 제도인 리니언시와 관련해서는 공정위가 보유한 리니언시 정보를 검찰 수사를 위해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번 개편안의 파장을 고려해 개편안이 특별위원회 분과위의 논의결과일 뿐이며 정부입법안은 의견수렴과정 등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공정위가 전속고발권 등 그동안 폐지 요구가 컸던 제도에 대해 유지 보완 쪽으로 의견을 모음에 따라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검찰은 그동안 공정위의 전속고발권과 리니언시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는 점에서 두 기관간 갈등이 더욱 불거질 전망이다.
현재 검찰은 공정위 퇴직간부의 대기업 특혜채용과 대기업 봐주기 조사 등의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고 이를 두고 전속고발권 폐지 여부를 놓고 벌이는 두 기관간 힘겨루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형벌조항 선별폐지 등 규제개선 방안도 논의
특별위원회는 이밖에도 공정거래법상 형벌조항 폐지 여부에 대해서도 논의해 기업결합에 대해서는 폐지, 불공정거래 및 사업자단체금지는 위반행위 유형별로 선별폐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처분시효 기준일 명확화 △진술조사 작성 규정 신설 △현장조사시 조사공문 교부의무 신설 △피심인의 자료 열람.복사 요구권 부여 등의 규제개선 방안 등도 도입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특별위원회는 비상임위원의 겸직 문제와 관련해서도 논의했지만 비상임위원의 전원상임화와 심결보좌 인력지원 등 제도보완 등으로 찬반 의견이 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