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왜 김부선의 '마약전과'를 환기시킬까

김부선 83년 필로폰 복용 등 마약복용 5차례 처벌
주진우와 통화에서도 "세게 써서 하이 됐다" 언급
폭행당했다고 신고하곤 2시간 만에 철회하기도
관련 논문 "대마 흡입시 혼돈 사실 왜곡 뒤따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 측이 이번 지방선거 기간 내내 따라다닌 배우 김부선 씨와의 관계 의혹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우측부터 이재명 경남도지사 당선인, 배우 김부선 씨. (사진=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 측이 이번 지방선거 기간 내내 따라다닌 배우 김부선 씨와의 관계 의혹에 대한 반격에 나서면서 '스캔들'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 당선인 측은 이번 지방선거 기간에 '옥수동 밀회' 의혹을 제기한 바른미래당 김영환 전 경기지사 후보와 김부선 씨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26일 검찰에 고발했다.

이 당선인 측은 "오늘 고발은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엄중 대응할 것" 이라고 말해 별도의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허위사실공표와 함께 이 당선인측이 강조하려는 부분은 김부선 씨의 마약 전력이다.

이 당선인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씨의 화려한 마약과 거짓말 전과" 부분을 이미 언급했었다.

이 당선인이 김씨의 '거짓말 전과'에 더해 왜 '마약 전과'를 자꾸 환기시키는 것일까?

◇ "대마초는 마약이 아닌 한약"…대마 상습 흡연했다는 주장도 나와

김 씨는 1983년에 필로폰을 복용하고 적발된 전력이 있다.

이후 1986년(마약), 1990년(대마), 1998년(대마)에도 입건된 바 있다.

2004년 대마초를 피워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것을 포함하면 마약전과만 5차례에 달한다.


김 씨는 2009년 6월 한 방송에 출연해 "대마초는 마약이 아니다. 엄밀히 말해서 한약으로 우리 민족이 5000년간 애용해 왔다"고 말하거나 '대마초 비범죄화 운동'을 벌이는 등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당선인 측은 2007년 당시 김 씨와 첫 인사를 나눈 뒤 몇 차례 집회에서 김 씨를 만났지만, 그때마다 김 씨가 대마초를 권유하고 대마초를 흡연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 씨는 사진을 함께 찍자고 요청했지만, 이 당선인은 거절했다고 한다.

◇ "어젯 밤에 세게 써서 하이 됐다" 환각상태 은어…언론에 공개된 내용엔 빠져 있어

앞서 공개된 김부선 씨와 주진우 기자와의 녹취 파일에서 '하이 됐다'라는 부분은 빠져 있었다. (사진=자료사진)
김부선 씨와 주진우 기자와의 통화에서 의심스러운 정황이 숨겨져있다.

이재명 당선인 측에 따르면 김 씨는 2016년 1월 27일 주진우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젯 밤에 세게 써서 하이(High) 되는 바람에 '이재명'이라고 썼다, 법적조치를 한다는데 이번에 들어가면 몇 년 살아야 한다"며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돼 있다.

여기에 나오는 '하이 됐다'는 부분은 약을 많이 써서 환각 상태가 됐음을 의미하는 은어로 알려져 있다.

"어젯밤에 세게 썼다"는 부분은 그 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씨 자중자애 하십시오. 하늘이 다 알고 있습니다"라고 '이재명'을 실명 공개한 대목을 말한다.

이전까지 '총각', '동갑내기 정치인', '시장선거 출마자' 등 빗대서 말하다가 이날 이 당선인의 직접 이름을 써서 직접 비난한 것이 환각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게 이 당선인 측의 관측이다.

하지만 언론에 공개된 주진우-김부선 사이의 통화 내용에는 이 부분은 누락돼 있다.

이 당선인이 김부선의 마약 전력을 이렇게 적시한 것은 김부선씨의 주장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이재명 당선인이 2016년 1월 27일 자신의 SNS에 "이 분 대마 좋아하시지 아마..지금도 많이 하시나? 구체적으로 지적하면 법정에서 진위를 한 번 가려볼 수 있을 텐데"라고 썼다가 삭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 폭행당했다고 주장했지만…2시간 여 만에 돌연 철회하기도

이 당선인 측은 2016년 6월 박근혜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에 반대를 위해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농성 중이던 때도 김부선 씨가 환각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성남시 관계자 2명이 김 씨의 면담 요청을 막았고 김 씨는 이들이 자신을 폭행했다며 경찰에 신고를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씨는 경찰 조사를 받던 중 돌연 자신의 신고를 없었던 일로 해달라며 2시간 여 만에 신고를 취소하고 경찰서를 떠났다.

이 당선인 측은 당시 김 씨의 몸에서 쑥 타는 냄새가 났고 김 씨가 횡설수설을 하는 등 흥분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대마초를 피운 상태에서는 충동조절이 안 되기도 하고 피해의식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은 의학계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윤흥희 교수(한성대학교 행정대학원)의 '북한이탈주민 마약류범죄 실태와 대책'(2010년) 논문에도 "대마 흡입 시 혼돈, 사실의 왜곡이 뒤따른다. 또한 우울증, 공포, 불안이 심해지며 다량 사용 시 환각까지도 느끼게 된다. 장기간 사용 시 내성과 심리적 의존이 심해지며 지나친 양을 사용할 때는 편집증, 정신질환과 같은 상태를 야기한다"고 기록돼 있다.

CBS 노컷뉴스는 이에 대한 김 씨 측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이날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하는 한편, 문자와 음성메시지를 남겼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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