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선인 측은 이번 지방선거 기간에 '옥수동 밀회' 의혹을 제기한 바른미래당 김영환 전 경기지사 후보와 김부선 씨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26일 검찰에 고발했다.
이 당선인 측은 "오늘 고발은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엄중 대응할 것" 이라고 말해 별도의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허위사실공표와 함께 이 당선인측이 강조하려는 부분은 김부선 씨의 마약 전력이다.
이 당선인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씨의 화려한 마약과 거짓말 전과" 부분을 이미 언급했었다.
이 당선인이 김씨의 '거짓말 전과'에 더해 왜 '마약 전과'를 자꾸 환기시키는 것일까?
◇ "대마초는 마약이 아닌 한약"…대마 상습 흡연했다는 주장도 나와
김 씨는 1983년에 필로폰을 복용하고 적발된 전력이 있다.
이후 1986년(마약), 1990년(대마), 1998년(대마)에도 입건된 바 있다.
2004년 대마초를 피워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것을 포함하면 마약전과만 5차례에 달한다.
김 씨는 2009년 6월 한 방송에 출연해 "대마초는 마약이 아니다. 엄밀히 말해서 한약으로 우리 민족이 5000년간 애용해 왔다"고 말하거나 '대마초 비범죄화 운동'을 벌이는 등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당선인 측은 2007년 당시 김 씨와 첫 인사를 나눈 뒤 몇 차례 집회에서 김 씨를 만났지만, 그때마다 김 씨가 대마초를 권유하고 대마초를 흡연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 씨는 사진을 함께 찍자고 요청했지만, 이 당선인은 거절했다고 한다.
◇ "어젯 밤에 세게 써서 하이 됐다" 환각상태 은어…언론에 공개된 내용엔 빠져 있어
이재명 당선인 측에 따르면 김 씨는 2016년 1월 27일 주진우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젯 밤에 세게 써서 하이(High) 되는 바람에 '이재명'이라고 썼다, 법적조치를 한다는데 이번에 들어가면 몇 년 살아야 한다"며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돼 있다.
여기에 나오는 '하이 됐다'는 부분은 약을 많이 써서 환각 상태가 됐음을 의미하는 은어로 알려져 있다.
"어젯밤에 세게 썼다"는 부분은 그 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씨 자중자애 하십시오. 하늘이 다 알고 있습니다"라고 '이재명'을 실명 공개한 대목을 말한다.
이전까지 '총각', '동갑내기 정치인', '시장선거 출마자' 등 빗대서 말하다가 이날 이 당선인의 직접 이름을 써서 직접 비난한 것이 환각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게 이 당선인 측의 관측이다.
하지만 언론에 공개된 주진우-김부선 사이의 통화 내용에는 이 부분은 누락돼 있다.
이 당선인이 김부선의 마약 전력을 이렇게 적시한 것은 김부선씨의 주장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이재명 당선인이 2016년 1월 27일 자신의 SNS에 "이 분 대마 좋아하시지 아마..지금도 많이 하시나? 구체적으로 지적하면 법정에서 진위를 한 번 가려볼 수 있을 텐데"라고 썼다가 삭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 폭행당했다고 주장했지만…2시간 여 만에 돌연 철회하기도
이 당선인 측은 2016년 6월 박근혜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에 반대를 위해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농성 중이던 때도 김부선 씨가 환각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성남시 관계자 2명이 김 씨의 면담 요청을 막았고 김 씨는 이들이 자신을 폭행했다며 경찰에 신고를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씨는 경찰 조사를 받던 중 돌연 자신의 신고를 없었던 일로 해달라며 2시간 여 만에 신고를 취소하고 경찰서를 떠났다.
이 당선인 측은 당시 김 씨의 몸에서 쑥 타는 냄새가 났고 김 씨가 횡설수설을 하는 등 흥분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대마초를 피운 상태에서는 충동조절이 안 되기도 하고 피해의식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은 의학계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윤흥희 교수(한성대학교 행정대학원)의 '북한이탈주민 마약류범죄 실태와 대책'(2010년) 논문에도 "대마 흡입 시 혼돈, 사실의 왜곡이 뒤따른다. 또한 우울증, 공포, 불안이 심해지며 다량 사용 시 환각까지도 느끼게 된다. 장기간 사용 시 내성과 심리적 의존이 심해지며 지나친 양을 사용할 때는 편집증, 정신질환과 같은 상태를 야기한다"고 기록돼 있다.
CBS 노컷뉴스는 이에 대한 김 씨 측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이날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하는 한편, 문자와 음성메시지를 남겼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