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가 살인? 임신중단시 받게 될 '재산상' 불이익

상속결격 해당…민법상 살인죄므로 형법상 낙태죄 폐지해도 불변

형법상 불법으로 규정된 낙태죄를 폐지하라는 요구가 거세지만, 낙태가 합법화 되더라도 낙태한 산모가 상속 자격에서 불이익을 받는 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임신 4주째에 접어들었을 때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이후 A씨는 아버지 없이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 낙태 수술을 받았다.


민법상 A씨는 남편 사망 시 자녀와 함께 1순위 상속인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시부모가 숨진 A씨 남편의 전 재산을 상속받는다"고 판결했다.

왜 일까?

A씨가 민법에서 규정한 상속 결격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상속 결격은 상속인이 상속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다른 절차 없이 상속 자격을 잃는 것을 말한다.

상속 결격자는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 그 배우자 또는 상속의 선순위나 동순위에 있는 자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한 자'를 포함한다.

로펌 로우 고윤기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태아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민법은 상속 순위와 관련 태아를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A씨의 경우, 똑같이 상속 1순위인 태아를 낙태, 즉 '고의로 살해'했기 때문에 상속 결격이 된다는 얘기다.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조항을 폐지하더라도 임신 중 남편을 잃은 아내가 재산 상속을 받지 못하는 건 똑같다.

고 변호사는 "형법에서는 태아를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그래서 낙태하면 살인죄가 아닌 낙태죄가 성립된다. 반면 민법에서는 태아를 사람으로 보기 때문에 자연유산이 아닌 낙태의 경우 살인죄가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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