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감독은 17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만난 취재진 앞에서 "피해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혐의에 대해서는 "사실여부는 경찰 조사에서 밝히겠다. 누가 했는지(피해자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겠다"며 헛웃음을 지어보였다.
이날 이 전 감독은 장발이었던 머리카락을 귀 위쪽을 살짝 덮을 정도로 짧게 쳐올린 채 안경과 목도리·코트를 모두 검은색으로 맞춰 입고 나타났다.
지난달 19일 기자회견 당시 인위적인 표정과 답변을 준비한 게 아니었느냐는 지적에는 "최선을 다해 무언가를 준비하고 조치를 한 것"이라며 "진심으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긴장한 듯 입술을 깨물던 이 전 감독은 추가 질문이 이어지자 두 손으로 취재진을 밀쳐내며 청사 안쪽으로 입장했다.
이 전 감독은 지난 1999년부터 2016년 6월까지 극단 대표 김수희 씨 등 여성 단원 16명을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 고소인들에 대한 조사를 모두 마친 경찰은 이 전 감독이 위력을 가했는지, 범행은 상습적이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소환 조사 이후에는 경찰이 이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