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의 재등판에 따른 당 차원의 부담감을 감안할 때, 비박계인 김 의원이 우세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복당파 대 잔류파의 구도가 작동하면 결과를 쉽게 예단할 수는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앞서 이번 경선의 최대 변수였던 이주영·조경태·한선교 의원의 이른바 '중립지대 후보 단일화' 결과는 한선교 의원으로 결정됐다. 한선교 의원은 본인이 계파초월적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당의 단결과 문재인 정부 견제를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그를 중립지대 후보로 보지 않는 시각도 많다. 당 관계자는 "한선교 의원은 단일화 후보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친박 색채가 짙다"며 "원조 친박 아니었느냐"고 말했다.
결국 비박 대 친박의 난립 구도로 가면, 당이 직면한 상황상 친박을 택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김성태 우세론'이 나오는 이유다. 이를 견제하기 위한 한선교·유기준·홍문종 3자 단일화 전망도 나오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유기준 의원 역시 "홍 의원과의 양자 단일화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홍문종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친박이라는 이름으로 단일화하는 건 옳지 않다"며 "구태여 하자면 한선교, 홍문종, 유기준 이렇게 해서 비홍(비 홍준표) 그룹에서 단일화한다는 건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게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말해 비홍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당 핵심 관계자는 '김성태 우세론'에 무게를 두면서도 "눈 여겨봐야 할 점은 복당파 대 잔류파의 구도"라며 "복당파 의원들이 탄핵 때 당을 흔들고 나간 것에 대한 반감을 결코 가볍게 봐선 안 된다"고 밝혔다.
홍 대표에 대한 당내 반감도 작지 않은 상황에서 만약 결선투표가 이뤄지면 비홍·잔류파의 결집효과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선교 의원이 '결선투표'를 언급하고, 홍문종 의원이 '비홍 단일화'를 언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김성태 의원도 적극 견제에 나섰다. 그는 8일 초선의원 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원내대표 후보 간담회에서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가 누구냐는 질문에 "정확한 건 우리 당내 복당파 인사는 아니라는 걸 명확히 말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홍 대표에 대해선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다. 당 대표가 원내 사안에 개입하는 것이 용인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홍 대표와 복당파에 선을 그으며 반대편의 결집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됐다.
한편 한선교 의원은 이날 후보군 가운데선 가장 먼저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를 정했다. 단일화 상대였던 5선 이주영 의원이다. 이 의원은 "탄핵 국면에서 결국 분열이 되고, 이어 대선 패배를 겪었으며 지금 지지율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이 현실의 원인은 모두 신물나는 계파정치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당 대표까지 (이번 경선에) 개입하는 그런 양상이 벌어지다보니 양 극단의 원내지도부는 갈등과 내홍의 씨앗이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의원들이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