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29일째인 지난 2014년 8월 22일 설치된 남문농성장은 그동안 15살 중학생부터 80대 어르신까지, 나이와 성별을 초월한 3백여 명 '시민 농성장 지킴이'들의 쉼터이자 전초기지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철거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수색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사회적 참사법'이 국회를 통과해 세월호 특조위 2기가 출범을 앞두는 등 상황이 바뀌면서다.
철거식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지만 지킴이들의 눈물은 마를 줄 모르고 흘러내렸다.
이날 철거식에 모인 시민 200여 명은 지킴이들과 일일이 포옹을 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세월호 유가족 '지성이 아빠' 문종택 씨는 "철거 소식을 듣고 '좀 지켜주십시오' 말하며 붙잡고 울고 싶었지만 아픔이 아픔을 낳는 장소라는 걸 알기에 차마 그럴 수 없었다"며 "더운 날도, 추운 날도 함께해준 시민 여러분의 은혜를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민중음악가 윤민석 씨가 작사·작곡한 '약속해'를 부르며 철거식을 마쳤다.
"너희를 이 가슴에 묻은 우리 모두가 엄마아빠다. 그 누가 덮으려 하는가, 그 날의 진실을. 세상을 바꾸어 낼 거야. 약속해. 반드시 약속해." 윤민석-'약속해'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