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의 작은어머니는 "가족이기 때문에 알려주는 상품"이라며 "연금 전환도 가능하고, 이 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세 대출과 생활비만으로 빠듯한 A 씨에게 한달 보험료 30만원 지출은 큰 돈이라 선뜻 결정하지 못했다.
A 씨는 "'변액보험'이란 것도 잘 모르겠어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블로그나 카페 등에서 설계사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마치 전문가처럼 좋은 상품이라고 소개하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은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신중하라는 조언을 하기도 해 헷갈리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변액보험이란 펀드 운용 실적에 따라 보험금이 변동되는 실적 배당형 상품을 가리킨다. 투자 수익의 성과에 따라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했을 때 지급하는 보험금액이 바뀐다. 따라서 당연히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보통의 보험 상품과 달리, 일종의 투자 상품이지만 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게 변액보험 가입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때문에 변액보험 관련 민원은 금융감독원의 민원 접수 가운데 늘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금감원 조사결과 변액보험 민원은 2013년 3600건으로 전체 민원의 19.8%, 2014년 4500건으로 22.7%, 2015년 4200건으로 21.9%를 차지했다. 2016년 4255건 21.8%, 2017년도 상반기 1859건 19.8%를 기록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6월 변액보험의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변액보험 가입자가 펀드 선택·변경과 관련 조언을 받을 수 있는 변액보험 펀드 주치의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보험에 가입하는 게 적정한지 절차를 까다롭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변액보험 펀드 주치의'는 각 보험사에서 펀드전문가들이 자문 또는 상담을 전문적으로 함으로써 가입자들이 궁금해하고 알아야할 내용 등을 설명해주는 역할을 한다. '적합성 진단'을 통해선 조기 해지시 해지 환급률이 낮을 수 있다는 점 등 가입자가 겪을 수 있는 불이익 등에 대해서도 체크해볼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변액보험 불완전 판매 근절 방안을 위해선 보험사가 사람을 채용하거나 전산시스템을 바꾸는 등 준비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들이 걸렸다"면서 "이러한 제도가 시행됨으로써 점차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에서야 시범 운영되거나 막 도입되서인지 가입자들은 여전히 전과 다를 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주 변액보험 상품 권유를 받았다는 B(37) 씨는 "보험 상품 적합성 진단은 커녕 좋은 상품이니 가입하는 게 이득이라는 말밖에 듣지 못했다"며 "대부분이 감언이설로 설득할 뿐 단점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변액보험의 경우 자산 운용에 따른 상품으로, 원금을 모두 다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설명을 꼭 해야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여전히 많다"면서 "설계사 입장에선 변액보험을 팔았을 떄 수수료를 더 많이 받기 때문에 팔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