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숨지고 나서야…" 서울청 국감 '이영학 사건' 질타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45분쯤 서울 중랑경찰서 망우지구대를 찾은 피해자 A(14) 양의 어머니(빨간색 원 안쪽). (사진=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실이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폐쇄회로(CC)TV 영상 갈무리)

'어금니아빠' 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초동대처와 수색 등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17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김정훈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이영학(35) 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수사 과정상의 문제를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당시 망우지구대 현장 영상을 보면, 별건 관련자들을 다 합쳐봤자 서너명에 불과했다"며 "소란스러워 통화 내용을 듣지 못했다고 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또 "의원실에서 요청한 경찰의 수사 일지상 1‧2‧3차 내용이 각각 다르다"며 경찰이 밝힌 시간대별 사건 수사 상황이 계속 변경된 점을 지적하고는 "별다른 활동을 이뤄지지 않은 공백을 적당한 시간으로 보고한 '은폐와 조작'"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 청장은 "초동수사가 부실했던 점이나 기관 간 공조가 안 된 것, 경찰서장에게 뒤늦게 보고된 점 등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는 한편 "책임 소재를 가리고 문제점을 개선해 동일한 사례가 다시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 (자료사진=이한형 기자)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현재 이영학 형의 집에 머물고 있는 딸 이모(14) 양에 대해 언급했다. 장 의원은 "이영학의 형은 이영학과 업소를 같이 운영하고 성매매, 후원금 모금, 도피 과정에서 유서를 인터넷에 올려주는 등 공범 관계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 양을 그 집에 있게 하는 게 타당하냐"고 지적했다.

또 "이 씨의 아내가 강원 영월경찰서에 이 씨 의붓아버지의 성폭행을 고발했고 지난달 5일 투신해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며 "이 씨가 중랑경찰서에서 주요 인물로 분류돼 관찰돼야 하는 상황인데 공조 수사에 굉장한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은 경찰 부서마다 상이한 실종 사건 관련 매뉴얼 문제를 지적하면서 "강력사건에 적용되는 실종사건수사매뉴얼엔 초동조치와 관련해 실종자가 마지막으로 접촉한 사람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하도록 적시돼있다"며 "'들었냐, 못 들었냐'의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 어머니의 실종 신고 당시 이 얘기를 당연히 물었어야 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은 유재중 위원장에게 "다음 종합감사 때 중랑경찰서장을 반드시 참석시켜 사과를 받아야 하니 증인 신청을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지난 1일 서울 중랑구의 자택에서 딸의 친구인 A(14) 양을 목 졸라 살해한 뒤 강원 영월군의 야산에 유기한 혐의(살인‧사체유기)로 이영학을 구속한 바 있다.

그러나 경찰은 A양의 실종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20분쯤부터 이튿날 실제 범행이 발생할 때까지 1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씨와의 관련성을 잡아내지 못했다.

또 A양 어머니가 신고 당시 A양이 이 씨의 딸 이 양을 만났다고 진술했음에도 경찰은 "지구대가 소란스러워 듣지 못했다"며 해당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당시 지구대 CC(폐쇄회로)TV 영상엔 A양 어머니가 머문 약 48분 동안 총 4명의 민간인밖에 등장하지 않는 모습이 담겨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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