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 측에서 준비한 자체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우리 정치가 국민들하고 너무 동떨어져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선 정치가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고 국민들에게 정치가 무슨 일을 하는지, 왜 그렇게 결정했는지 등을 제대로 보여드리지도 못했다"고 진단했다.
또 "한마디로 소통이 없었던 것"이라며 "저는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소통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의 정책에 반영해나가는 그런 소통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100일 동안에 가장 좋았던 순간을 묻는 질문에는 "좋은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행복하고 기뻤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참 좋았다. 우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수 있게 된 게 아주 기뻤다"고 말했다.
특히 5·18 당시 계엄군의 총탄에 아버지를 잃은 김소형씨를 떠올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때 돌아가신 아버님께 드리는 편지를 낭독하면서 눈물을 흘리신 여성분, 이분이 어깨에 머리를 묻고 어깨가 들썩들썩할 정도로 펑펑 우셨다"며 "서러움이 다 녹아 없어질 수 있다면 그리고 내가 또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문 대통령은 "보훈의 달에 보훈 국가 유공자와 가족들을 청와대 영빈관에 모셨는데 아흔이 넘은 노병들과 가족들이 정말로 좋아하셨다"며 "청계천 노동자와 파독 광부, 간호사도 처음으로 초청을 했는데 이 분들도 어찌나 좋아하시는지 그분들이 좋아하시니까 저도 덩달아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과 독일을 방문했을 때 우리 교민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문 대통령을 크게 환영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좀 특별했던 것은 외국인들도 곳곳에서 저를 환영해줬다"며 "어떤 분들은 '찡찡이 사랑해' '찡찡이 화이팅' 그런 팻말을 들고 환영해주는 분들도 계셨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외국인들의 환영은 제 개인에 대한 환영이라기보다 '촛불 혁명',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법적이고 민주적인 과정을 거쳐서 정권교체를 해냈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나라에 존경으로 느꼈을 것이다. 그런 게 아주 좋았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숙소인 관저에서 주로 업무를 봤지만, 문 대통령은 집무실을 아예 청와대 비서관들이 일하는 여민관으로 옮겼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가 넘는 시간까지 참모들과 한 건물에서 업무를 보면서 주요 사안에 대한 즉각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퇴근 뒤에도 다음 날 일정과 각종 보고서를 읽는라 새벽에 잠든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하루에 몇 시간 자느냐, 또 몇시에 자서 몇시에 일어나느냐는 국가기밀인지 모르겠다"며 큰 소리로 웃었다.
또 "잠은 충분히 잔다. 대통령도 고생하고 부속실 직원들도 고생한다"며 "뿐만 아니라 청와대 전체가 고생하고 있다. 원래 정권 초기에는 새로 시작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른 때보다 더 힘들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에서 어떤 음식을 즐겨 먹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된장찌개, 김치찌개 같이 단출한 음식을 좋아한다"며 "그런데 대통령이라고 좋은 음식을 주셔서 살이 찔까 걱정"이라고 답했다.
최근 국민들이 문 대통령 내외의 이름 마지막 글자를 활용해 '이니'와 '쑤기'라는 친근한 별명을 붙인 것에 대해서는 "정말 좋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예전에는 제가 성이 문씨라서 '달님'이라고 많이 부르셨는데 저에 대한 사랑을 담은 애칭이지만 약간 쑥스러웠다"며 "그런데 '이니'라고 하니 훨씬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참여정부 이후 10년 만에 청와대 생활이 달라진 게 있나'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우선은 대통령이 근무하는 장소가 달라졌다"며 "노무현 대통령 때는 공식적인 근무장소는 다 본관이었지만, 저는 비서동인 여민관에서 우리 참모들과 일하고 있다. 그런 만큼 대통령의 일과가 훨씬 투명해지고 출퇴근도 확실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