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스트 회장은 지난 19일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국 동서센터의 지원으로 이뤄진 한미언론교류 프로그램 참가자들과 워싱턴 D.C.의 뉴지엄에서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50∼90년대 당시 광고수단은 신문과 TV로 한정돼있어 언론산업이 호황기를 누렸다"며 "하지만 지금은 많은 뉴스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 에디터에게 편집권을 포기하고 페이스북에 기사를 제공하는 이유를 물어보니 신문을 받아보는 사람은 수십만 명이지만, 인터넷에 올리면 수천만 뷰 이상 나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제 아들은 뉴스에 관심이 많지만, 종이신문을 구독하지 않는다. 요즘 미국 청년들이 (재정적으로) 독립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은 넷플릭스 계정을 따로 만들었는지를 보는 것"이라며 급격하게 변화하는 미디어 소비 트렌드를 설명했다.
허브스트 회장은 "광고적 측면에서 올해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 광고가 TV 광고보다 더 많아졌다. 지금 미국에서 광고 수익이 늘고 있는 분야는 모바일 광고"라며 "구글과 페이스북이 모바일 광고의 80%를 가져가고 있고, 실제 뉴스생산자에게는 돈이 돌아가지 않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페이스북이 악마라거나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며 "페이스북은 자신의 사업을 잘하고 있으며, 인터넷 영향력이 커지면서 더 많은 사람이 페이스북을 통하면 뉴스를 접할 수 있어 이런 지위에 오르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기존 미디어의 질서가 사라졌지만, 새로운 질서는 정립되지 않았다"며 "새로운 미디어 질서를 만들 규칙이나 트렌드는 아직 보이지 않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허브스트 회장은 '필터버블'(Filter Bubble: 인터넷 정보제공자가 맞춤형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함으로써 검색엔진이나 SNS 이용자가 편향된 정보의 거품에 갇히는 현상)의 극복도 미디어 생태계의 중요 도전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페이스북의 (콘텐츠 제공) 알고리즘은 최대한 오랫동안 이용자가 머물 수 있도록 하는 구조"라며 "보수든 진보든 이용자 성향에 따라 한쪽 이야기만 계속 읽게 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뉴스 소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소비자가 직접 뉴스를 찾아보고 무엇이 진정한 뉴스인지 평가할 수 있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며 "양질의 뉴스를 소비하려는 요구가 있으면 양질의 뉴스가 나올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가짜뉴스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