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을 포함한 9명의 발표자는 모두 '노(NO) 타이'에 비교적 편안한 차림으로 무대에 올랐다. 헤드셋 무선마이크를 착용하며 최소한의 대본만을 들고 무대에 오른 발표자들은 무대 좌우를 거닐며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를 씩씩하게 설명했다.
100대 국정과제의 큰 틀을 설명한 김진표 위원장은 대본도 없이 무대에 올라 PT(프레젠테이션) 쇼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촛불 혁명'으로 탄생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국민 주권 시대를 만들어가기 위한 '5대 국정목표'와 '20개 국정전략'을 개괄적으로 설명했다.
이어 박범계 국정기획위 정치·행정분과위원장이 마이크를 건네받았다. 하늘색 셔츠에 검은 자켓, 회색 바지 차림의 박 위원장은 무대에 올라 "떨리네요"라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국민이 주인인 정부'를 주제로 약 10분 정도의 PT를 진행하면서 반부패 개혁과 과거사 문제 해결 등에 대한 정부의 계획을 전했다.
헤드셋 무선마이크를 사용한 탓에 손이 자유로워진 발표자들은 이따금씩 눈길을 끄는 제스처도 취했다.
이한주 경제1분과장은 '더불어잘사는 경제'란 주제로 여러 정책을 발표하면서 엄지를 들어올렸다.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 '기호 1번'을 강조하기 위해 '엄치 척'을 했을 때와 유사한 제스처였다.
발표자들의 마무리 인사도 이색적이었다. 모든 발표자들은 '클로징 멘트'와 함께 자기 이름을 밝히며 발표를 마무리 지었다.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이란 주제로 발표를 한 이개호 경제2분과위원장은 발표 말미에 "지금까지 이개호 경제2분과위원자이었습니다. 다함께 잘사는 나라, 그런 세상을 꿈꾸는 나라를 만들어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발표자들이 앞에 앉아 있는 문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을 일반 국민을 염두에 두고 PT를 진행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윤호중 기획분과장은 '복합혁신 과제와 지역 공약'에 대한 발표를 끝마치면서 "국민 여러분 어떻습니까? 여러분의 삶이 바뀔 것 같지 않습니까? 새로운 대한민국, 나라가 나라다워질 것 같지 않습니까?"라고 국민과 대화하는 듯이 말했다.
PPT에 각종 표와 그림 등이 담긴 부분과 발표와 발표 사이에 경쾌한 배경음악이 깔린 점도 1시간 가까이 진행된 발표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다.
이날 발표의 사회를 맡은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기존의 딱딱한 방식이 아니라 국민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PPT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구성으로 국정과제를 발표해 '文벤트'란 말이 나올 정도로 신선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다소 파격적인 발표 형식으로 인해 내용에 대한 주목도는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각 발표자들은 짧은 시간 안에 문재인 정부의 5년 국정계획을 전해야 하는 탓에 PPT만 띄워놓은 채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하는 분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