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으로, 질적으로 성장하는 V-리그지만 여전히 심판은 제자리 걸음이다. 현재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활동하는 심판은 총 28명으로 주·부심이 10명, 선심은 18명이다. 지난 시즌 선심 가운데 육성심판 3명이 활약했고, 선심 가운데 2명은 주·부심으로 육성하고 있다.
문제는 새 시즌부터 남녀부가 분리되어 경기를 진행하는 데다 4년 이내에 주·부심 인원 3명이 정년을 맞아 코트를 떠난다는 점이다.
당장 2017~2018시즌이 끝나고 조선행 심판이 정년을 맞고, 진병운 심판과 한상규 심판도 3~4년 후에는 정년이다. 정년을 맞은 심판의 경우 초빙심판 자격으로 1, 2년 가량 더 코트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심판의 절대적인 수가 부족한 만큼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다. 기존 심판으로 활동하다 이탈하는 인원도 있는 만큼 원만한 리그 운영을 위해서는 심판 수의 증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심판 수를 늘리기 위한 움직임은 시작됐다. KOVO는 지난 시즌부터 육성심판을 도입했다. 지난 10일부터 새 시즌을 대비한 육성심판도 모집에 나섰다. 대한민국배구협회가 공인한 A, B, C급 자격증 소지자 가운데 만 24~58세를 대상으로 한다. KOVO는 오는 21일 오후 5시까지 서류를 접수해 다음달 16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고 새 시즌에 앞서 교육에 나설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육성심판은 굳이 선수 출신이 아니어도 된다. 배구협회 인증 자격증만 보유하면 배구를 좋아하는 일반인에게도 심판으로 활동할 기회는 열려있다”고 배구를 좋아하는 일반인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KOVO의 적극적인 심판 육성 계획에 현역 심판은 어떤 생각일까.
현재 V-리그에서 활약하는 심판 A씨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당장 V-리그에서 활약할 심판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전부터 주·부심 인원의 증가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그러지 못한 만큼 심판 육성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하지만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는 있다. 심판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 만큼 차근차근히 성장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이 필요하다. 2군리그가 만들어진다면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심판을 육성할 기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V-리그에서 활동하는 심판은 자체 내규를 통해 아마추어 대회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지난해 A급을 제외한 B, C급 심판은 아마추어 대회를 통해 부족한 경험을 보충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해 나름의 보완책을 마련했다.
A씨는 “경험이 부족한 심판이 잘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당장 1, 2년이 아니라 다각도로 평가가 이뤄져야 실전에서 경기 운영을 하는데 무리가 없을 만큼의 심판이 만들어 진다. KOVO가 추진하는 육성심판을 포함해 다양한 방법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