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이하 현지시간) 워싱턴에 도착해 공항 환영행사를 갖고 곧바로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아 헌화한다. 지난달 제막식을 한 기념비는 버지니아주 미 해병대 박물관에 있다.
한국전(戰) 당시 중공군의 개입으로 장진호 전투에서는 미 해병대를 비롯한 유엔군의 희생이 컸다. 미군은 퇴각하면서 9만여명의 피난민을 부산과 거제로 실어나르는 흥남철수 작전을 감행했고, 문 대통령 부모님 역시 이들 피난민 중 일부였다. 문 대통령이 방미 첫 행사로 장진호 기념비 헌화를 택한 것은 한미 혈맹의 상징성을 최대한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어 동행하는 경제사절단과 함께 한미 양국 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및 만찬에 참석한다.
방미 이튿날인 29일 오전에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비롯해 미 의회 지도부를 만난다. 미 정계 핵심인물들과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이날 오후에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환영식과 만찬 행사에 참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백악관에서 환영만찬을 개최하는 것은 나렌드라 모리 인도 총리에 이어 두 번째이며 부부동반 만찬으로는 처음이다.
방미 사흘째인 30일에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워싱턴에 있는 한국전 참전비를 찾아 헌화한다. 펜스 부통령 부친은 한국전 참전 용사로, 이 행사는 펜스 부통령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 역시 전통적인 한미 군사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상징성을 갖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15분부터 약 1시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발표에 나선다.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한 강력하고도 실효적인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 대통령은 최근 CBS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 유력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강조한 것처럼 '핵동결에 이은 핵폐기'라는 단계적 접근법을 트럼프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회담 직후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또 공동언론발표 형식으로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와 소회 등을 격의 없이 밝힐 예정이다.
이에 따라 대화 여지를 차단한 강력한 제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대북정책 기조 변화가 공동선언문이나 공동발표에 담길 지도 관심사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펜스 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한 뒤 저녁에는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를 방문해 한미 관계와 북핵 문제 접근 등에 대한 연설에 나선다.
방미 나흘째인 다음달 1일에는 워싱턴 D.C에 상주하는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후 재미동포들과 만나 격려한 뒤 귀국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