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달 방송기자클럽 후보초청토론회에서 “정권에 따라 부처를 없애고 새로운 부처를 만드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가급적 연속성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 정부조직 개편을 위한 관련법의 통과 과정에서 야당과의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대신 기능 중심으로 부처 업무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대선과정에서 최우선 공약으로 제시한 일자리창출, 4차산업혁명 등에 대해서는 대통령 직속의 위원회를 만들어 정부 역량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 조직개편 대신 기능조정
문 대통령은 대선과정에서 과학부의 신설 필요성도 언급한 적이 있어 미래창조과학부에서 과학부가 독립부서로 떨어져 나갈 가능성도 있다.
부처의 업무조정과 관련해서는 먼저 검찰과 국정원 등 권력기관의 기능과 권한이 대폭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의 경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해 검찰의 눈치 보기 수사를 차단하면서 수사권 조정 등을 통해 검찰 권력에 대한 견제장치를 마련할 것으로 분석이 나온다.
국정원은 국내 정보 수집업무를 폐지해 정치개입과 민간인 사찰 을 원천 차단하고 수사기능도 없앤다는 방침이다.
일반 부처 중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통상업무를 외교부로 돌려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해온 만큼 박근혜 정부때 산업부로 넘어간 통상업무가 외교부로 환원될 가능성이 높다. 또 중소벤처기업부가 신설되면 산자부의 창업 벤처와 중소기업 관련 업무가 이관될 확률도 높다.
박근혜 정부의 정치적 색깔이 강하게 배어있는 미래창조과학부는 그대로 존치하되 명칭이 변경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다만 중소벤처기업부가 신설되면 미래부의 창업관련 업무가 이관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이 기재부로 옮겨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공약을 개발하는 더미래연구소는 지난달 금융위를 기재부와 통합하는 개편안을 내놓기도 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부, 문광부 등으로 흩어져 있는 방송 미디어 정책과 기능이 방통위로 흡수 통합될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상파 정책은 방통위, 케이블방송은 미래부 등으로 분산돼 있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세월호 참사의 재발방지 대책으로 재난 대응체계를 크게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소방방재청과 해양경찰청을 독립시키고, 청와대의 위기관리 센터를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 대통령 위원회 역할 강화
심각한 현안인 청년실업문제를 다룰 일자리위원회가 설치된다. 선거공약인 81만개 공공부문 일자리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컨트롤타워가 된다.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업무지시가 일자리위원회 설치였다. 정권의 역량을 일자리 창출에 최우선적으로 쏟겠다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위원장은 대통령이, 부위원장은 총리가 맡는다.
교육문제 해소를 위한 교육위원회도 신설된다. 이 위원회는 특목고 폐지 등의 교육 분야 개혁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정부는 대통령 의지로 설치가 가능한 위원회를 통해 핵심 현안 사업들을 추진하면서 필요할 경우 법률 개정을 통해 정부조직으로 흡수하는 방식으로 조직개편을 완성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